10년 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압축적으로 다룬 재난영화. 슈이치(기타무라 유키야)는 일본 총리 관저 출입 신문기자로, 정부의 발표에 따라 지진에 대한 기사를 쓰던 중 후쿠시마 일대 원전들이 폭발할 수도 있음을 직감한다. 원전에 의문이 생길 때마다 슈이치는 도비전력의 원자력 담당자였던 요코하마(미타무라 구니히코)에게 전화를 걸어 질문을 던지는데, 정부가 아닌 사기업 전 직원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80년대부터 공기업을 민영화해왔기 때문이다.
<태양을 덮다>는 시작과 동시에 “사실에 기초를 둔 허구이며 다수의 등장인물은 가공의 인물”이라고 밝힌다. 극중 도비전력은 실은 도쿄전력이며, 안전성에 대해 묻자 “모르겠습니다. 저는 도쿄대 경제학부 출신입니다”란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는 극중 데지마 노리유키 원자력 보안원장의 실제 이름은 데라사카 노부아키다. 다만, 사태를 수습하고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라는 책을 펴낸 간 나오토 총리는 역사의 이름 그대로이며, 피해를 축소하고 발전소 인력을 철수시키려 했던 도쿄전력의 행태는 모두 사실이다. 10년이 흐른 뒤에야 도쿄전력은 이제 막 후쿠시마의 핵연료봉 일부를 제거하고 있다. 모두 해체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30년은 더 남았다. 2016년 <태양의 덮개>란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가 90분 분량으로 재편집돼 개봉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