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1, 2>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지음 / 이룸북 펴냄
<트라우마 사전>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지음 / 윌북 펴냄
최근 출판계에서 중요해 보이는 흐름 하나는 작법서 출간이다. 글쓰기 책의 인기야 꾸준했지만, 단순히 글쓰기가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OTT 시리즈 등의 스토리를 위한 작법서 말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위한 작법서는 강조하는 포인트가 아예 다르다. 문장보다 캐릭터가 압도적인 중요도로 언급되며, 작법서라고는 하지만 많은 경우 설정집, 자료집, 키워드 모음집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책의 제목과 부제들만 살펴봐도 이런 경향은 쉽게 알 수 있다. 낸시 크레스의 <넷플릭스처럼 쓴다: SF·판타지·공포·서스펜스>, 댄 코볼트의 <장르 작가를 위한 과학 가이드: 과학적 진실성을 갖춘 SF, 판타지, 기타 장르소설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보라. 안젤라 애커만과 베카 푸글리시의 창작 가이드는 몇권이 출간되었는데 여기 소개할 책들은 <트라우마 사전: 작가를 위한 캐릭터 창조 가이드>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1: 99가지 긍정적 성격>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2: 106가지 부정적 성격>이다.
안젤라 애커만과 베카 푸글리시의 책들은 어떤 캐릭터여야 뻔하지 않으면서도 좋아할 만한가, 어떤 악당이어야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얄팍하지 않을까를 다각도로 파악하게 해준다. <트라우마 사전…>에 등장하는 “가장 강력하게 실제 삶을 반영하며,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바로 작중 인물의 감정적 상처이다”라는 조언은 이야기를 창작할 때만큼이나 실존 인물의 이미지를 만드는 법에 대한 노하우이기도 하다. “악당의 장점이 주인공의 약점을 거울처럼 반사하는 방식을 생각해보라. 주인공이 소심하고 확신이 없다면, 악당은 단호하고 자신감이 넘치게 만든다. 또 주인공의 장점이 잘 믿고 참을성이 많은 성격이라면, 적대자는 의심 많고 참을성이 없는 인물로 만든다.”(<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2…>) “주변의 부패에 질린 주인공은 인간의 선한 면을 볼 줄 알게 만든다.”(<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1…>) 인터넷 서점의 리뷰 중에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샀다는 글이 있는데, 캐릭터 작법서의 한국적이며 흥미진진한 용법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