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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영화제가 주목한 7인의 한국영화 감독들을 소개합니다
송경원 2020-11-11

<인간증명> 김의석 감독 / <기쁜 우리 여름날> 이유빈 감독 / <최선의 삶> 이우정 감독 / <휴가> 이란희 감독 / <아워 미드나잇> 임정은 감독 / <종착역> 권민표·서한솔 감독

전야제도 개막식도 없다. 오직 영화와 관객만이 존재할 뿐이다. 25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의 첫날 풍경은 낯설기 그지없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애초의 일정보다 2주 연기된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개최 시기를 조정했을 뿐 아니라 개·폐막식, 오픈 토크를 비롯한 일체의 야외 행사가 취소되었고 마켓이나 포럼 행사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해외 영화 관계자 초청이나 리셉션 및 파티도 사라졌다.

하지만 부산영화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단 하나가 있다. 바로 극장 상영이다. 평균 300편의 영화를 2, 3회가량 상영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68개국 192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예년에 비해 현격하게 축소된 편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횟수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영화의전당에서 물리적으로 소화 가능한 최대 횟수라고 봐도 좋겠다. 21일 개막 첫날, 영화의전당은 여전히 영화제가 준비 중인 것처럼 한산하고 고요했다. 인적이 드문 공간을 빈 의자들만이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막 첫 관람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 광장을 조심스레 메우기 시작했다. 모든 공간마다 철저한 방역 원칙에 따라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까닭에 다소 생소한 광경을 연출했지만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은 어느새 영화에 대해 열띤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비록 축제의 열기가 거대한 횃불이 되어 하늘 높이 치솟지는 않았지만 면면히 흐르는 열정들을 감지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전면 온라인 예매를 실시한 올해 부산영화제는 (10월 21일 개막일 기준) 총좌석 수의 87% 예매를 기록했다. 관객의 티켓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영화의전당에서 상영되는 182편의 작품 중 150편이 이미 매진될 정도로(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46편 중 30편 매진) 극장에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장이 한산했던 건 상영관마다 관객으로 북적였기 때문이다. 영화제측은 애초 30~50석으로 제한하고자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1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25%까지 관객을 받을 수 있었고, 관객은 매진 사례로 영화를 향한 그들의 열정을 증명했다. 관객뿐 아니라 올해는 한국영화 게스트들의 100% 참석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한석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예년보다 저조한 참석률을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된 영화들뿐 아니라 다큐멘터리와 단편부문 등 모든 부문에 출품된 한국영화 게스트들이 전부 참석을 약속했다. 관객과의 만남을 향한 영화인들의 갈증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씨네21>에서도 영화를 향한 사랑, 그 뜨거운 파도에 동참하고자 부산영화제의 다양한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올해 부산영화제를 뜨겁게 달굴 한국영화 7명의 감독들을 미리 만나보았다. 최근 몇년간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비롯한 다채로운 한국영화들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발굴되고 소개됐다. 25회 부산영화제를 찾은 한국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올해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은, 속이 꽉 찬 영화들이 영글었다.

올해 한국영화의 경향은 신진감독들의 약진, 그리고 부산영화제에서 장편 데뷔작을 선보였던 감독들의 귀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죄 많은 소녀>를 연출한 김의석 감독을 만나 두 번째 장편 <인간증명>의 이야기를, <셔틀콕>을 연출한 이유빈 감독에게 <기쁜 우리 여름날>에 관한 이모저모를 물어보았다. 첫 장편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탄탄한 데뷔작 감독들도 소개한다. <최선의 삶>의 이우정 감독, <휴가>의 이란희 감독은 이미 단편영화 작업으로 실력이 입증된 베테랑들이다. 이번에 장편을 통해 만개한 그들의 개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영화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들, <아워 미드나잇>의 임정은 감독과 <종착역>의 권민표·서한솔 감독을 만났다. 한국 사회를 다채롭게 조명하는 영화가 있고, 이를 기다리는 관객이 있고, 영화와 관객을 이어줄 만남의 장이 있는 한 축제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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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