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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별을 마주한 네 여자가 있다
임수연 2020-09-22

한 남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별을 마주한 네 여자가 있다. 캐미(헤더 그레이엄)는 이혼한 전남편이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학교를 자퇴한 딸 애스터(소피 넬리스)는 매사에 불만을 쏟아낸다. 레이첼(조디 발포어)은 죽은 남편이 담보 대출금을 6개월 동안 갚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집이며 가구가 전부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그에게 형편이 나은 캐미가 먼저 손을 내밀어 같이 살 것을 제안하고, 레이첼의 딸 털룰라(애비게일 프니오프스키)는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인 캐미와 함께하는 것을 반긴다. 그러나 애스터는 이러한 엄마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각자의 이유로 죄책감과 분노를 심연에 숨기고 사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레이첼은 캐미의 이혼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지만 외도는 아니었다며 합리화하고, 캐미는 레이첼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다. 애스터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남자친구가 자신의 친구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면서도 눈 감아주고, 죄책감에서 기인한 캐미의 선의는 오히려 레이첼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못난 남자 때문에 상처받은 여성들이 화합하는 과정이 일견 납득되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는 네 여성의 심리를 손쉽게 봉합하는 우를 피하며 두 모녀의 복잡다단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아이스링 친 이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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