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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엔딩 크레딧 논란으로 보이콧 확산
송경원 2020-09-11

강제수용소에 감사를 표한다고?

<뮬란>

디즈니의 실사영화 <뮬란>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한국 개봉을 앞둔 <뮬란>의 보이콧 움직임이 아시아 곳곳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올해 초 뮬란 역을 맡은 유역비 배우가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9월 4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뮬란>의 엔딩 크레딧이 또 한번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중국 신장위 구르자치구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크레딧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공안국이 관계한 수용소가 반극단주의 훈련을 위한 자발적인 학교라고 밝혀왔지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측은 지난해 취재를 통해 위구르인 100만명을 강제수용, 재교육해온 곳이라고 고발한 바 있다. 이에 홍콩의 운동가 조슈아 웡은 지난 7일 트위터에“<뮬란>을 보는 것은 모슬렘 위구르인 집단 감금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며 보이콧을 독려하고 있다.

사안은 영화계는 물론 정치권으로도 번지는 중이다. 홍콩인권법안을 발의했던 톰 코튼 미 공화당 상원의원이 8일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가 중국 자본에 중독돼, 공산당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태세”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사실 비단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뮬란>이 처한 입장은 꽤 난감하다. 작품성 면에서도 중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제작한 결과물이란 혹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억달러짜리 영화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포문을 연 <타임스>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 말고는 건질 게 없다고 평했다. <가디언>은 “1998년 뮬란의 중국계 시나리오작가 리타 시오의 존재가 잊혔다”며 서구에서 바라본 신비로운 중국 문화를 일차원적으로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여러 문화권에서 소재를 발굴하고 이야기를 창조해왔던 디즈니의 안일한 시도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뮬란>의 성패를 계기로 향후 디즈니의 행보가 변화할 것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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