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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제작 앞둔 미국 드라마 '굿 닥터'의 매력
배동미 2020-09-10

K 의학 드라마는 어떻게 미국 시청자를 사로잡았나

사진제공 캐치온

응급환자를 실어나르는 구급요원들이 바쁘게 지나간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나 <그레이 아나토미>와 다름없는 풍경 위로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합니다”란 자막이 뜬다. 미국 공영방송 가 제작하고 프레디 하이모어가 주연한 메디컬 시리즈 <굿 닥터>의 원작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KBS 드라마 <굿 닥터>다. 두 버전의 <굿 닥터>는 국경을 초월하여 히트를 쳤고 가 제작한 <굿 닥터>는 현재 시즌3를 마친 후 시즌4 제작을 앞두고 있다. <굿 닥터>는 지능은 뛰어나지만 서번트 증후군과 자폐증이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는 외과 의사 숀 머피(프레디 하이모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다.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18편의 에피소드로 마무리됐고, 시즌3는 총 20개의 에피소드로 확대 편성됐다. <굿 닥터>가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이기에 미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그 의미를 직접 확인해봐도 좋을 것이다. <굿 닥터> 시즌3는 오는 9월 14일부터 캐치온을 통해 한국에서 공개된다.

산호세 보나벤처 병원 외과 레지던트 숀 머피는 서번트 증후군과 자폐증을 앓고 있다. 높은 암기력과 다각적 공간 인지 능력을 발휘하는 서번트 신드롬은 일명 ‘백치천재’라고 불리는 병이다. 자폐증은 의사소통 및 언어와 추상적 개념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 상태인데, 숀은 고기능 자폐증이어서 홀로 생활이 가능하고 맡은 일을 할 수 있으며 특정 분야에 몰입하면 최고 수준을 보이는 인재다.

병원에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숀은 공항에서 유리가 깨져 사고를 당한 아이를 발견한다. 불특정 다수의 인구가 밀집한 공간을 지나는 의사가 숀 한명일 수는 없는 법. 또 다른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지만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숀은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신체에 맞게 진단을 내려 목숨을 살린다. 옆에서 눈물 짓던 부모, 안타까워하면서 구경할 수밖에 없던 익명의 사람들 모두 어리숙한 겉모습과 달리 정확한 숀의 의료 실력에 감탄한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SNS와 온라인에 퍼지면서 숀은 한순간에 유명 인사로 급부상한다.

한편 그 시간 병원 이사회는 특별회의를 열어 숀의 채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외과과장 마커스 앤드루스(힐 하퍼)를 비롯한 이사진이 숀이 외과 의사로서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채용에 반대하고 나선다. 어린 시절부터 숀을 알고 후원해온 병원장 글래스맨(리처드 시프)은 숀이 상상할 수 없는 차원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사진을 설득하지만, 외과 과장은 소송에 휘말릴 수 없다며 완강히 반대한다. 결국 이사진 대부분은 숀의 채용을 반대하는 데 표를 던진다. 채용이 무산되려는 순간, 숀이 아이를 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고 숀은 그렇게 자신의 힘만으로 외과 레지던트로 고용된다.

의사의 일이란, 환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일이기에 숀의 의사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마약이나 범죄 등 자극적인 소재 없이 삶과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한 갈등을 조명하는 <굿 닥터>는 따듯한 감성을 그려내며 미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숀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크며, 병원이란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신선한 주인공, 그리고 어느새 정이 든 캐스트들에게서 느끼게 되는 편안함이 시즌제 드라마 <굿 닥터>의 진짜 매력이다.

성인배우로 발돋움한 프레디 하이모어

사진제공 캐치온

미국의 시청자들은 숀 머피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원하고 있다. 파일럿으로 시작한 <굿 닥터>는 계속해서 편성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배우 프레디 하이모어는 어리숙한 표정과 빠르게 진단을 내리는 대사까지 훌륭히 연기해내며 성인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네버랜드를 찾아서> 등에서 배우 조니 뎁, 케이트 윈슬럿 등과 함께 연기하며 천재적인 아역배우로 인정받은 프레디 하이모어를 흥행 성적을 갖춘 성인배우로 발돋움하게 만든 작품이 바로 <굿 닥터>다. 자신의 힘으로 사람들의 편견을 뛰어넘었던 숀처럼 프레디 하이모어는 아역배우에서 흥행을 견인하는 성인배우로 인정받았고, 몇개의 에피소드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국경을 초월한 <굿 닥터>의 힘

사진제공 캐치온

<굿 닥터>의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면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협업이 있었다. 이동훈 엔터미디어 콘텐츠 대표는 한국 드라마 <굿 닥터>를 보고 미국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해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함께 리메이크 작업에 돌입했다(대니얼 대킴은 <굿 닥터>의 몇몇 에피소드에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 인기 메디컬 드라마 <하우스> 시리즈를 쓴 데이비드 쇼어가 각본에 참여하면서 <굿 닥터>는 <그레이 아나토미>와 <하우스>를 잇는 메디컬 드라마가 되었다.

미국 현지화 과정에서 ‘다양성’이란 가치를 껴안은 <굿 닥터>는 인종간 갈등이 심각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에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병원이란 소사회를 훌륭하게 그리고 있다. 숀의 주위에는 다양한 인종의 캐릭터가 존재한다. 한국계 배우 윌 윤 리는 늦깎이 레지던트 알렉스 박을 연기하고, 흑인 배우 힐 하퍼가 외과 과장 마커스 앤드루스를, 히스패닉 배우 니콜라스 곤살레스가 첫 만남에서 숀을 그다지 탐탁지 않아 했던 팀장 닐 멜렌데스를 연기한다.

<굿 닥터>는 첫회부터 화제를 모으며 정규 편성되었고 방송 2회차 만에 기존 13회분에서 5회 추가 편성되며 시즌1을 18회로 마무리했다. 시즌3는 시즌1과 시즌2보다 2개 더 많은 총 20개의 에피소드로 확대 편성되었으며, 시즌4 제작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굿 닥터>는 21년 만에 월요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의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시리즈가 되었다. 매해 가을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던 메디컬 드라마 <굿 닥터>. 올해 가을 시즌4 시작 전까지 이전 시즌들을 몰아서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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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캐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