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의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 깨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2002년 여름 블록버스터 메인 게임의 선발주자 <스파이더 맨>이 스크린 위에서뿐만 아니라 박스오피스에서도 판타지를 실현시켰다. 5월3일 전미 75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스파이더 맨>은 주말 3일간 1억1480만달러의 입장 수입을 올려 불과 6개월 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세운 9천만달러 기록을 무너뜨리며 일약 역대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낸 영화로 등극했다.<스파이더 맨>은 사전조사에서 전 연령 그룹에 걸쳐 높은 인지도를 기록해 일찌감치 흥행 성공을 예고했으나 1억1500만달러에 육박하는 개봉성적은 상상을 초월한 것.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집계사들이 예측한 <스파이더 맨>의 개봉 수입은 7500만달러대였고 콜럼비아 마케팅팀의 목표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개봉한 <미이라2>(6810만달러)의 성적이었다. 미국 언론이 꼽는 <스파이더 맨>의 성공 요인은 베이비붐 세대부터 10대에 이르는 넓은 소구층. 이는 <스파이더 맨>의 원작인 마블 코믹스의 광범위한 팬층과 통한다.또한 <스파이더 맨>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오프닝 성적을 추월한 원인으로는, 러닝타임이 짧아 상영횟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과 관객의 연령대가 <해리 포터>보다 높아 가격이 비싼 성인용 티켓 판매량이 많았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고무된 제작사 콜럼비아는 지난 5월7일 <스파이더 맨2>의 개봉일을 정확히 2년 뒤인 2004년 5월7일로 못박아 공표했다.시즌 개막작에 해당하는 <스파이더 맨>의 메가톤급 흥행은 2002년 여름 시즌은 물론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예상치를 밀어올리고 있다. 5월 첫 주말 전미 박스오피스는 전년 대비 16% 상승한 27억7천만달러를 기록했고 박스오피스 집계사인 AC닐슨 EDI는 올해 할리우드 입장 수입 총액이 90억달러(2001년은 8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나아가 <스파이더 맨>의 1억1480만달러 개봉 수입은, 그동안 업계에서 도달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1억달러 오프닝 고지를 정복한 블록버스터가 출현했다는 점에서 미국 영화산업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미 극장주 연합의 폴 더가라비디언 회장은 물리적으로 1억달러 이상의 주말 수입과 4천만달러의 1일 입장 수입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1999년의 <미이라>, 2000년의 <글래디에이터>, 2001년의 <미이라2>를 잇는 <스파이더 맨>의 흥행 성공은 5월 초를 방학 시즌 전의 황금 주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이제 관심의 초점은 5월16일 개봉되는 2002년 여름 최대의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디지털 사운드 시스템을 비롯해 몇 가지 상영 조건을 내건 조지 루카스의 까다로운 기준 탓에 <스파이더 맨>보다 615개가 적은 3천개 남짓한 개봉관을 잡은 <에피소드2>가 <스파이더 맨>의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사상 최고의 예매성적과 10회 정도의 반복 관람을 예사로 아는 마니아 군단을 들어 <에피소드2>의 역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