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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방역 수칙 강화하고 재개한 영화관, 자동차극장에서 착안한 야외 공연 ‘콘서트 인 유어 카’ 등
안현진(LA 통신원) 2020-08-04

코로나19 시대의 '현장감'

‘콘서트 인 유어 카’ 포스터.

미국은 아직 코로나19로 시작된 록다운(봉쇄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욕 등 대도시 영화관들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채 7월을 마무리했다. 매력적인 이야기와 아이맥스 촬영으로 충성도 높은 관객층을 보유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도 7월로 예정했던 개봉을 8월로 미뤘다. 미국 내 많은 주의 영화관들이 수용 가능한 관객수에 제한을 두고 운영 중인 반면, 로스앤젤레스의 영화관, 극장, 콘서트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언제 다시 정상 운영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끝이 보일 것 같았던 록다운이 길어지자 미국 영화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다리기보다 현재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모색 중이다.

1997년 설립되어 영화를 관람하며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된 컨셉으로 운영되던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극장은 코로나19 시대 영화관 운영을 위해 가장 먼저 안전 수칙을 발표한 영화관 체인이다.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의 창업자 팀 리그는 지난 6월 24일 회사 블로그에 “슈퍼마켓보다 안전한 영화관”을 만들어 집이나 차가 아닌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전했다. 영화관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해 그룹과 그룹 사이에 적어도 좌석 2개 이상의 간격을 확보하며, 영화관에서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면 관객과 직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했다. 마스크가 없는 관객은 1인당 마스크 하나를 무료로 제공한다. 영화관 안에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티켓, 식음료 구매를 모두 온라인으로 사전에 진행된다. 모든 상영관은 상영 회차 사이에 테이블과 의자를 분사형 소독제로 청소하며 직원은 30분마다 손을 씻고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영화관 입장객과 직원 모두 체온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코로나19로 미국 내 자동차극장들이 다시금 활기를 띠면서 자동차극장에서 착안한 ‘콘서트 인 유어 카 시리즈’가 성행 중이다. 록다운 이전에 이미 대부분의 공연과 페스티벌은 무기한 연기 또는 취소되었는데, 차에서 즐기는 콘서트를 통해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과 공연을 쉬고 있던 아티스트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페어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콘서트 인 유어 카 시리즈는 무대를 중심으로 원형극장처럼 주차된 자동차 안이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려된 지정된 장소에서 스탠딩으로 라이브 공연을 즐기는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공연 문화다. 자동차극장처럼 차 안의 지정된 주파수를 통해 사운드를 즐길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루프를 열고 일어서 실제 소리를 즐겼다. 예전의 공연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콘서트 인 유어 카 시리즈를 찾은 미국 전역의 관객수는 예년의 페스티벌에 참여한 관객수의 10%에 달할 만큼 인기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25일, 뉴욕 사우스햄튼에서 열린 체인스모커의 자선모금 야외 공연은 티켓 가격이 1250달러에서 시작해 2500달러까지 치솟아 라이브 이벤트에 대한 관객의 목마름을 엿보게 했다.

입장하기 전에 체온을 확인하고 공연장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등 조금 불편하고 번거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일, 라이브 무대의 공연을 즐기는 일은 앞으로 모두에게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체험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서는, 이전과 같은 수준의 콘텐츠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생생한 감동을 선사하거나 높은 수준의 감각적 체험이 동반되는 콘텐츠여야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현장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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