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포럼이 개막하는 5월18일, 아트큐브에서 ‘안티 인디포럼’을 표방하는 또 다른 독립영화제가 열린다. ‘단편영화 전문평론집단’(단평단)이 주최하는 ‘제1회 숨겨진 단편영화제’가 그것. 단평단 대표 윤규동씨는 현 독립영화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한독협, 문화학교 서울, 인디스토리, 인디포럼,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등이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그간 인디포럼은 실험영화, 기술적으로 미숙한 영화를 배제하면서 상업적 독립영화를 옹호했다”며 인디포럼을 비판했다.이에 대해 기존 독립영화 진영의 반응은 싸늘하다. 인디포럼 프로그램 팀장 김노경씨는 “우리는 좋은 독립영화를 옹호한다. 단순한 잣대를 들이대는 대신 진짜 좋은 독립영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말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고, 한독협 사무국장 조영각씨는 “건강한 비판이면 좋겠는데 안티를 위한 안티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이효인씨도 “인디포럼이 너무 완성도 있는 영화만을 찾는다는 비판은 별로 근거가 없다. 그런 식으로 독립영화를 평가하는 사람은 지금 독립영화계에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안티 인디포럼을 표방한 영화제가 생긴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선댄스영화제가 미국 인디영화의 요람이 되자 슬램댄스영화제가 생겼듯 인디포럼에서 탈락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디포럼이 다 소화할 수 없는, 수많은 단편영화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영화제가 생기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단평단에 필요한 것은 ‘인디포럼 주적론’ 같은 선정적 주장보다 우선 ‘숨겨진 단편영화제’를 성공시키는 일일 것이다.최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