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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뉴미디어로 옮겨간 신인배우들
장영엽 2020-07-03

<씨네21>에는 편집장이 바뀌어도, 개편을 해도 변치 않는 코너가 있다. 신인배우를 인터뷰하는 지면이다. 지난 25년간 코너명과 형식은 바뀌었을지언정 이 지면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까닭은 향후 한국 영화산업의 흐름을 만들어갈 신인배우를 발견하고 지지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동의 문제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씨네21>은 지면을 통해 영화계와 신진 배우들을 잇는 접점을 만드는 데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매년 초 고정적으로 기획하는 ‘올해를 빛낼 라이징 스타’ 특집기사가 발행되고 나면 다양한 영화계 인사들로부터 배우의 연락처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곤 하며, 때로는 기사를 통해 소속사를 찾는 배우도 있다. 제작 중인 영화의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추천받은 배우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하다 보니 특집기사에 소개한 배우들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크게 주목받는 사례가 많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1~2년간 <씨네21>은 영화계에서 ‘라이징 스타’가 될 만한 신인배우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화제의 개봉예정작이 신인배우보다는 이미 잘 알려진 배우들을 기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상승하며 안정적인 캐스팅을 지향하는 작품이 늘어났고, 충무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신인배우들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드는 듯 보였다. 동시에 웹드라마,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 등 뉴미디어 영역에서 제작되는 영상 콘텐츠들이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었던 신진 배우, 김동희박주현, 송강, 신예은의 최근작이 영화나 지상파 드라마가 아니라 OTT 플랫폼의 드라마와 웹드라마였다는 점은 신인배우의 등용문이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무게중심을 옮겼음을 방증하고 있다. 임수연, 김소미, 배동미 기자가 취재한 1263호 ‘OTT 시대의 신인배우를 말하다’ 특집은 최근 급변하는 캐스팅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한 기획이다. 기사에 따르면, 대작과 저예산영화로 나뉘는 한국영화의 양극화 현상과 더불어 신인배우들이 독립영화계에서 점진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상업영화로 진출할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는 사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배우의 인지도보다 캐릭터와의 화학작용을 중시하는 뉴미디어 콘텐츠가 적극적으로 신인배우들을 유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인배우의 입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건 강력한 장점이 될 만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빠른 시점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우의 성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도 한다. 어찌되었거나 분명한 건 현재의,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신인배우들이 선배들이 걷던 길과는 다른 방식으로 커리어를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특집기사에서 소개한 열명의 기대주들- 송강, 박주현, 김동희, 신예은, 이나은, 정건주, 이은재, 박정우, 김수현, 김영대- 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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