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특별한 관문>은 명문대 졸업생일수록 소득이 수직 상승한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리고 하나 더, 명문대일수록 빈곤층 학생이 들어가기 어렵다고 한다. 이 책은 교육 수요자 말고 공급자, 즉 대학의 입장을 해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성이 있다. 대학은 다양한 계층의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는 공정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수집단 우대정책 같은 건 말뿐이고, 빈곤층 출신 고학력자 학생들은 전체 입학자 가운데 극소수다. 현재 미국 대학은 4분의 1가량이 재정위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 순위를 높이려면 비용 지출을 늘려야 하는 형편이라,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등록금을 꼬박꼬박 내줄 부유한 집안의 고득점자 학생들을 찾는다.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아버지가 하버드대학교에 250만달러를 기부하여 입학했다 하니, 애초에 대학이 빈곤층 출신의 고학력 학생에게 문턱을 높인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빈곤층 출신의 명문대 입학생들은 부유한 학생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쉽게 자리 잡지 못한다. 그렇다면 아예 대학을 안 가면 어떨까. 한국에서 대학 졸업장 따지 말고 기술을 배우라는 말이 돌던 것처럼, 미국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용접기술을 배우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2년제 대학에서 비싼 돈을 내고 기술을 배워도 기대만큼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학위가 없으면 불안정한 일자리로 갈 수밖에 없으니, 어쩌면 사회가 구성원에 대한 책임에서 발을 빼기 위해 기술을 강조한 게 아닐까.
한 사회가 활기 있게 돌아가려면 신분 이동이 어렵지 않아야 하고 노력한 만큼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다는 믿음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힘들게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에 성공하도록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만든 데이비드 로드 교수를 비롯해 미국영화에서 만날 법한 작은 영웅들이 희망을 준다. 지난 몇 십년간 한국 교육계를 지배한 굵직한 문제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으니, 우리 사회는 어디에 있는지 대안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사회와 국가가 교육 제도를 마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청년들이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쌓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4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