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길고양이>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여럿의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행복을 말한다. 아내와 사별 후 적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은퇴한 교장 선생님(이세이 오가타)은 자꾸만 집 안에 들어오는 불청객 길고양이 덕분에 조금씩 동네 주민들과 교류하게 된다. 늘 같은 빵을 사서 아내의 제단에 올리고, 소일거리로 사진을 찍거나 러시아 문학을 번역하는 담백한 일상은 명랑한 고양이 한 마리 덕분에 뜻밖의 사건·사고로 분주해진다. 이웃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한다는 감각, 느슨하지만 안정적인 유대감, 소박한 삶의 가치를 비추는 정서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동물 연기를 인위적으로 연출하지 않고 컷을 분리해 다소 느슨하게 연결하고 있는데, 이런 태도가 오히려 관객을 안심시킨다. 기교 없이 담백한 카메라, 배우들의 연기가 어울려 마음을 유순하게 씻어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