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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째 이별중> 천재 물리학도의 사랑과 이별 방정식
이주현 2020-03-31

천재 물리학도 스틸먼(에이사 버터필드)은 여자친구 데비(소피 터너)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상실감과 외로움은 타임머신 개발의 훌륭한 동력이 되고, 타임머신을 완성한 스틸먼은 관계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친구 에반(스카일러 기손도)과 함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부끄러운 순간들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는다. 천재 물리학도의 사랑과 이별 방정식은 순조롭게 풀리는 듯하지만 스틸먼이 도달하는 결론은 이별을 막았다고 사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전이 된 SF 어드벤처 <백 투 더 퓨처>에서부터 <사랑의 블랙홀>과 <어바웃 타임> 같은 로맨틱코미디까지, 시간을 조종할 수 있다는 상상은 언제나 매력적인 영화의 소재가 된다. 로맨틱코미디에서의 시간 이동은 과학적 이해나 논리적 상황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n번째 이별중> 역시 마찬가지. 주인공이 휴대폰으로 손쉽게 타임머신을 조종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은 넣어두는 게 좋다.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불행한 순간을 지우면 행복해질까’혹은 ‘시간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삶은 행복할까’ 같은 질문이다. 똑 떨어지는 답에 익숙한 공학도 스틸먼과 음악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데비,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캐릭터의 대비가 로맨스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쓰이는데, 정작 스틸먼과 데비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장점은 상호보완되지 않는 느낌이다. 스틸먼은 영화 <휴고> <엔더스 게임>,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에이사 버터필드, 데비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소피 터너가 연기했다. 앤드루 볼러 감독은 2011년에 자신이 만든 동명의 10분짜리 단편(<Time Freak>)을 원작 삼아 이를 장편으로 확장했다. 단편은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영화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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