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할리우드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정상 스케줄로 개봉 예정이었던 작품들도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이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공표된 WHO(세계보건기구)의 판데믹(WHO에서 지정한 여섯 개의 전염병 단계 중 최고 단계인 범유행단계) 선언의 여파로 보인다.
판데믹 이전, 디즈니의 <뮬란>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개봉을 연기하고 3월27일 북미 개봉은 강행하려 했다. 그러나 판데믹 선언 이후 결국 북미에서도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뮬란>을 연출한 니키 카로 감독은 개인 SNS를 통해 “우리는 <뮬란>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것에 매우 설렜다. 그러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뮬란> 전 세계 개봉 연기는 불가피하다. 우리는 바이러스로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며, 뮬란의 투지가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디즈니는 4월 개봉 예정이었던 <엑스맨: 뉴 뮤턴트>의 전 세계 개봉도 잠정 연기했다. 5월1일 북미 개봉 예정인 <블랙 위도우>는 예정대로 공개를 준비 중이지만, 코로나 확산 추이에 따라 이마저도 개봉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 엄청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5월 전 세계 개봉 예정이었지만 약 11개월 뒤인 2021년 4월로 변경 개봉일을 확정했다.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처스는 “실망스럽겠지만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새로운 개봉일에 글로벌 가족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3월8일 뉴욕에서 프리미어 시사회를 개최한 후 호평 세례를 받았던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작을 맡은 공포영화 <앤틀러스> 등도 줄줄이 개봉을 미뤘다.
개봉 연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제작을 진행 중인 작품들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7>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3주간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촬영을 취소, 일정 변경에 돌입했다.
대중들의 외부 출입 자제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지만 제작 진행 예정이었던 스트리밍 서비스 작품들은 타격을 받았다. 디즈니 플러스의 TV 시리즈 <팔콘 앤 윈터솔져>는 3월 초부터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에 돌입하려 했지만 촬영을 중단했다. 넷플릭스의 TV 시리즈 <리버데일> 시즌4는 제작진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돼 촬영을 중단했다. 애플의 TV 플러스는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더 모닝쇼> 시즌2 촬영을 2주간 중단했다. <더 모닝쇼> 제작진은 “아직 확진자가 나오거나 접촉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의 중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