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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새로운 창작 세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한다"
이주현 사진 오계옥 2020-03-12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은 임기 중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았고, <기생충>의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 수상 및 석권이라는 쾌거도 맛보았다. “숟가락을 얹다, 그것의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말하고 다닌다. (웃음) 그러면 사람들은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숟가락을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얹지를 못한다. 그러니 그것도 복이라고.” 오석근 위원장은 여러 경사 속에서도 영진위의 분명한 역할과 시급한 과제를 잊지 않았다. 올해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 운영 이래 최대치인 1015억원(전년 대비 32.1% 증액)을 각종 영화 진흥 사업에 사용하게 된다.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는 강소 제작사 육성을 위한 ‘한국영화 메인투자 전문 투자펀드’ 신설, 독립·예술영화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설립 등이 있다. 모두 영진위 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신규 사업들이다. 대기업 수직계열화와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인터뷰 중간중간 빠지지 않았다. 2018년 1월 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오석근 위원장을 부산에서 만나 2020년 영진위 지원사업의 면면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디서 보았나.

=직원들과 고깃집에서 점심 먹으며 휴대폰으로 중계를 봤다. 각본상을 시작으로 하나씩 부문별 수상자가 나오는데, 가슴 졸이는 분위기에 한잔 안 할 수가 없더라.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기생충>을 봤을 때 생각도 났다. 처음엔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렇게 난리인가’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10분 만에 무릎 꿇었다. (웃음)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날 칸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에게 편지도 썼다. ‘칸에서 <기생충>을 선정해줘서 고맙다’고. 몇 시간 후에 답장이 왔다. ‘세계 영화사적인 차원에서도 놀라운 결과고 그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도 똑같이 환호하고 있다.’ 곧 베를린에서든 칸에서든 크리스티앙을 만나 ‘소주 한잔’ 하기로 했다. (웃음)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부문 후보로 출품될 때부터 좋은 결과를 예감했나.

=국제영화상 부문 최종 후보 5편에 드는 것, 처음 목표는 그거였다.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것도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 작품상은 언감생심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소심한 태도였다. 어쨌든 영진위 또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는데, 국제영화상 부문의 경우 <기생충>이 한국의 국가대표 자격으로 가는 것이지 않나. <기생충>이야 CJ ENM이라는 든든한 투자·배급사가 있지만, 프로모션에 힘을 싣기 어려운 백 없는 영화나 감독이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게 될 경우 영진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진위 차원에서도 오스카 캠페인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이번 기회에 CJ와 협업하면 좋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오스카 캠페인은 CJ와 북미 배급사 네온이 컨트롤타워가 돼서 진행됐다. 우리도 현지에 가서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현실적 제약들이 있어서 오스카 캠페인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CJ에서 백서를 만든다고 하니 그걸 바탕으로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시상식 진출에 영진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 영화인의 관심과 기대는 높아질 것이다. 이번 수상이 일회성 이벤트에 머물지 않으려면 봉준호와 <기생충> ‘그다음’에 대한 준비, <기생충>과 같은 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기생충>의 수상 과정에 CJ가 있었지만,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감독 같은 경우 그들의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있다. 영진위 차원에선 그들보다 젊은 영화인들에 집중해야 한다. 더 들어가서 창작자들의 권리 증진에도 신경 써야 하고, 중소 영화사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제작비 조달에도 신경 써야 하고, 독립영화의 건강한 유통배급 환경 조성도 필요하고, 미래 관객 확보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추진할 일들이 너무 많다. (웃음)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세 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첫 번째가 새로운한국영화의 흐름 조성, 두 번째가 미래 관객 확보, 세 번째가 한국영화의 국제적 리더십 장착이다. 임기 첫해에 한 일이 새로운 한국영화의 흐름 조성이다. 시나리오작가와 제작자가 기획개발 단계에서 투자·배급사의 돈을 받으면 창작적인 혹은 비즈니스적인 종속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을 해결하고자 첫해에 60억원 규모의 기획개발 지원 예산을 마련했다. 올해는 비전을 가진 강소 제작사가 창의적인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예산을 마련했다. 새로운 창작 세대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젊은 영화인들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마침 2월 20일 개막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선 ‘영 코리안 시네마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영화제에서 영진위가 하는 프로모션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한국영화 부스를 차리고,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책자를 제공하고, 한국영화 파티를 열고. 위원회 차원에선 좀더 새로운 캠페인과 프로모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 새로운 인재를 해외에 소개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의 젊은 영화인들을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할 것인가, 앞으로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보려고 한다.

-지난 2월 6일에 발표한 2020년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올해 최초로 정부로부터 1천억원 넘는 예산을 편성받았다. 전년 대비 247억원(32.1%)이 증액된 1015억원으로, 영화발전기금 운영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아마도 한국 영화산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자리잡은 덕인 듯싶다. 지난해에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건 수직계열화와 독과점 문제가 한국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거였다. 한국 영화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려면 다양성이 중요한데 지금의 구조에선 창작력이 소진되는 느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영진위는 규제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창작자와 제작자를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나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담당자들에게도 산업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영화의 가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한 설득의 과정이 있었다. 문체부 가서 설득하고, 기재부 가서 설득하고, 국회 가서 설득하고. (웃음) 이 과정을 영진위 각 담당자들이 너무나 열심히 해줬고, 이번 예산은 그 노력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영화 메인투자 전문 투자펀드를 신설했는데, 이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 펀드는 어떻게 운영되나.

=영상전문투자조합 출자금이 2019년 80억원에서 2020년 24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60억원 증액 편성되었다. 이중 160억원이 강소 제작사 육성 목적의 한국영화 메인투자 전문 투자펀드 결성을 위한 출자금으로 활용된다. 모태펀드 영화계정을 통해 총 300억원 규모로 펀드가 결성될 예정이다. 잠재력을 갖춘 강소 제작사가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중저예산 영화 제작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과거에도 투자조합이 있었지만 과거의 투자조합에 대한 비판은 한국영화의 양적 성장은 가져왔지만 질적인 건강성까지는 담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드는 펀드의 경우 제작사가 저작권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순제작비 30억원의 영화에 메인투자 펀드가 15억원을 투자하면 나머지 투자자들은 부분 투자자가 된다. 유통배급사가 투자를 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유통배급만 하는 거지 작품의 저작권을 가져가지 못한다. 저작권을 제작자가 가지고, 메인투자를 책임지는 투자조합이 생겼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도 제작사의 제작 자본 조달 다각화 사업은 확대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경우 세 가지 방식으로 독립제작자의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는 영화발전기금 같은 지원금 제도이고, 또 다른 방식은 보증제도다. 제작사가 보증을 받고 은행에서 융자를 받는 식이다. 나머지 하나는 중저예산 작품의 투자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독립제작사들이 유지될 수 있는 다양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2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설립도 계획 중이다.

=먼저 우리에게 독립영화가 왜 중요한지, 가치의 공유가 중요하다고 본다. 독립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구속받지 않고 창작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창의적인 영화언어로 만든 작품이다. 독립영화의 새로운 영화언어, 새로운 시각은 상업영화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진위 차원에서 독립영화는 한국영화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독립영화를 육성하고 지원할 것인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만큼 관객이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를 통해서 그 과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지역의 독립·예술영화 상영극장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독립영화 판권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든지, 다양한 세일즈를 통해 수익 구조를 찾는다든지,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예산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전년 대비 44억원이 증액돼 총예산 62억원이 편성됐다. 연간 제작 편수를 기존 3편에서 8편 내외로 확대하는 등 교육 과정을 확대·개편했는데.

=2018년 한국영화아카데미가 부산으로 이전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가진 큰 장점은 강사진이라 할 수 있는데,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현장의 영화인들을 불러오는 데 어려움이 생긴 것은 맞다. 영화산업이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영진위는 왜 부산에 오게 됐고 촬영소는 왜 부산에 짓는가,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을 텐데 그건 지방 균형 발전 정책에 따른 결정이다. 분명한 목적과 가치를 가지고 부산으로 이전했다면, 부산의 눈으로 부산을 바라봐야 한다. 영진위가 위치한 부산이라는 거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또한 한국을 넘어 아시아영화와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부산에서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국립영화학교로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위상을 쌓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원을 늘였다. 현실적으로는 신진 창작자들에게 자산을 전수해줄 영화인 다수가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지리적 문제로 추가 발생하는 비용이 있어 예산을 더 편성한 측면도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텔리전트한 독립영화들이 부산에서 제작되기를 기대한다. 아시아영화학교와의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의 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영진위와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지고 있는 해외 영화인의 풀을 생각하면, 쿠엔틴 타란티노라고 뤽 베송이라고 여기서 강의를 못 하겠나. (웃음) 우리가 얼마만큼 영화적 상상력을 가지고 힘 있게 밀어붙이느냐가 중요하다.

-기장군에 들어설 부산종합촬영소도 2021년 착공,2023년 완공된다.

=촬영소의 부산 이전이 결정된 이후에도 여러 난제가 남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촬영소가 완공될 때까지 대체공간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였다.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지난해 10월 문을 닫은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남양주종합촬영소를 인수한 부영그룹이 촬영소를 계속 운영하게 돼 공백을 메우게 되었다. 한편 부산시나 기장군은 종합촬영소가 왜 빨리 완공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여기와서 보니 부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중요한 건 얼마만큼 부산종합촬영소가 영화인들에게 활용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지리적으로 영화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특화된 무언가를마련해야 한다. 특성화된 촬영소로서 어떤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어떻게 저비용 고효율의 제작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기장군과 논의 중이다.

-2019년에 추진한 한-아세안 영화기구 설립도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것 역시 우리에게 해외시장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영화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대만이고 그다음은 중국, 그다음은 싱가포르다. 한국영화에 우호적인 곳은 중화권 아시아다. 우리가 선택과 집중할 곳은 아세안(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타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이라고 내다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아세안의 인구가 6억 4천만명이다.그 시장에 접근해야 할 때가 왔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의 영화산업은 국가 주도형이라 정부 차원의 교류 사업과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도 공동의 영화기구 설립을 위한 논의를 했다. 실질적으로 아세안 영화시장이 커지려면 그들의 박스오피스가 투명해져야 한다. 박스오피스가 투명해지면 자연스럽게 투자 환경이 마련될 것이고, 박스오피스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선 극장통합전산망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구축해서 실행하는 극장통합전산망시스템을 아세안 국가들에 지원할 수 있다. 알다시피 제작비 상승으로 한국영화가 국내시장만을 바라보기는 어려워졌다. 한국영화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아세안을 통해 공생할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교류하고 지원하고 영화인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가 긴밀히 공동제작을 하고 있다. 공동제작과 협업에 대한 노하우는 우리보다 그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배울 부분도 많을 것이다.

-영비법에 따라 영화발전기금 입장권 부과금 징수가 2021년 12월 31일로 종료된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지.

=법률을 바꾸는 건 국회의 일이라 칼자루는 국회의원들이 쥐고 있다.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공약(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일몰 기간을 연장한다)을 믿을 수밖에. (웃음) 우리로선 최선을 다해 입장권 부과금 징수 연장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만약 입장권 부과금을 거두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재정이 2~3년 뒤 고갈될 것이다. 현재 입장권 한장당 300원 정도가 영화발전기금으로 부과되는데 부과금이 없어진다 해도 입장료가 300원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부과금으로 걷히던 돈이 공공자금으로 조성되지 않는다면 그 돈은 어디로 갈 것인가. 3대 멀티플렉스 체인과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사 등에 많은 돈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2019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지표가 나왔는데, 지난해 결산 지표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무엇일까.

=극장 관객수가 더이상 늘어나기는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늘었다. 처음으로 관객수가 2억2천만명을 넘어섰다. 관객 증대 효과, 양적 증가가 어떻게 질적 건강성으로 이어질지 논의를 해봐야 할 것같다. 더불어 온라인쪽 매출이 예상보다 늘었다. IPTV 베이스의 온라인 매출이 아니라 인터넷 베이스의 온라인 매출이 는 것이 눈에 띈다. OTT 플랫폼의 등장이 한국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계속해서 커질 텐데, 여기서 생각할 건 두 가지다. 온라인 플랫폼이 커지면서 극장 윈도가 위축되진 않을까. 또 하나는 플랫폼 사업자가 커진다고 해서 더 많은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인가. 이를테면 넷플릭스가 소수의 감독에게 크게 투자하는 일이, 소수의 창작자들만 행복한 일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들의 등장이 우리의 정책 대상자들에게 어떻게 양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참고로 온라인 매출의 경우 100% 확실한 데이터가 아니다. 다시 말해 실제 온라인 매출은 더 클 수 있다. 극장 매출과 달리 온라인 매출은 해당 업계로 부터 데이터를 받는 상황이라 누락되는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온라인 통합전산망 구축이다. 온라인 통합전산망의 경우 인프라 구축보다 중요한 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협조다.

-위원장으로서의 임기 2년이 지났다. 임기 초기엔 영화계 내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을 비롯해 영진위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힘써야 했는데, 지난 2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가.

=고맙다. 영화계에 고맙고, 영진위 직원들에게 고맙고, 문체부와 기재부에도 고맙다. 영화계에는 블랙리스트 문제 해결과 관련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서 고맙고, 영비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데 묵묵히 지켜봐줘서 고맙다. 또 블랙리스트 문제로 영진위가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 조직 내부의 분위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전면에 나서게 된 담당자들이 너무나 열심히 일해줬다. 과정만큼 결과도 중요한데, 올해 1천억원 넘는 예산을 확보한 것은 우리 직원들이 똘똘 뭉쳐 일한 결과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고맙다.

-임기가 2021년 1월 7일까지다. 앞으로의 1년은 무엇에 주력할 계획인가.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으로 인한 불공정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임기 내 영비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더불어 국민의 영화 문화 향유도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9인의 영진위 신임위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의견 일치를 본 것이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였다. 이 말엔 상영 공간의 문제, 지역 영화의 발전 문제, 관객의 접근권과 향유권 문제 등 다양한 의제가 담겨 있다. 올해 예산계획을 수립하는 내년도 사업의 포커스는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맞춰질것 같다. 올해는 이 사업들에 예산이 잘 배정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 같다. 영화인들에게 칭찬받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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