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게 문제입니다.” 어도비의 커뮤니티 부문 부사장이자 핀터레스트, 우버 등 여러 기업의 투자자이자 자문가라는 스콧 벨스키의 한결같은 주문이라고 한다. 아이디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과 달리, 나 역시 이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아이디어는 실현 불가능하다면 (거의) 아무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환경 탓을 하기 시작한다. 회의만 많고 발전이 없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이런 ‘남 탓’에 능하다. 댄 애리얼리, 그레첸 루빈, 세스 고딘을 비롯한 베스트셀러 저자들의 글을 모은 <루틴의 힘>은 환경에 매달리기를 그만두고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방법론으로서의 루틴을 손보자는 제안을 담았다. 생각하며 일하지 않으면 일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많은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환원하는 자기 계발의 논리이기는 하지만,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다.
다만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면 꾸준히 자주 일한다는 말이 “우선 자잘한 것들을 정리하고 보자”는 뜻은 아니다. 창의적 업무를 먼저, 대응적 업무를 그다음으로 처리하는 편이 좋다. 애초에 할 일 목록에 제한을 두라는 조언도 있다. 포스트잇 한장에 다 적을 수 없는 정도의 일을 하루에 전부 처리하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이다.
<루틴의 힘>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말하는 ‘만들어야 할 루틴’의 핵심은 ‘집중’이다. 창의력을 발휘해 중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의 방법론으로 루틴을 만들어 익히라는 제안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업무를 급한 것과 창의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행하는 ‘중요한’ 일에 대한 확신도 필요하리라. 집중한다고 모든 일이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강박적일 정도로 오프라인 상태의 효율 높은 시간을 확보하라고 이 책은 반복해 강조한다. 댄 애리얼리의 문답에는, 매일 눈뜨자마자 하는 첫 번째 일인 이메일 확인하는 습관을 고치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온다. 스콧 벨스키는 전자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포로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우연한 기회가 가치를 발휘하게 해야 하는데 손에 들린 전자기기가 우리의 모든 시간과 관심을 빼앗아간다고. 읽는 내내 내 습관을 당장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더해, 핸드폰의 알림 진동음이 울리는 쪽으로 눈이 돌아간다.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