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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인물들의 날렵한 액션과 신체의 충돌이 빚어내는 쾌감에 우선 집중한다

주먹 좀 쓰고 문제 좀 일으켜본 아이들이 죄다 모인 것 같은 ‘대훈고’에 또 다른 불량 학생 지훈(차지혁)이 강제전학을 온다. 교도소를 개조한 건물의 비주얼로 보나 선생과 학생들의 면면으로 보나 이곳은 이름만 학교일 뿐, 책 한권 등장하지 않는 학업의 불모지다. 대신 기똥차게 잘 싸우는 아이들의 신명나는 격투장이다. 시험기간이란 말을 하는 이는 없지만 휴전기간이라고 누구나 되뇌는 학교. 그런데 전쟁터도 아닌데 휴전기간이 웬 말인가? 바로 학교의 공식적인 ‘짱’을 가르는 배틀이 진행되는 동안엔 ‘파이트 클럽’의 격투장 외에선 싸움이 금지되어 있는 것. 어린 싸움꾼들이 원껏 대결할수록 평화가 유지되는 학교가 대훈고다. 지훈은 이곳을 평정하기 위해 피 터지게 싸운다. 다만 대결자에 맞춰 기술적으로 싸운다. 조바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눈여겨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같은 싸움의 기술에 있다. <>은 폭력의 스펙터클을 전시하는 일보다 맨주먹으로 싸우는 인물들의 날렵한 액션과 신체의 충돌이 빚어내는 쾌감에 우선 집중한다. 곁가지의 드라마는 배제하되 인물들의 외향과 구사하는 싸움의 기술을 절묘하게 접목시켜 특별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갖은 유머로 긴장감을 희석시키고 때로는 과도한 폭력성에 먼저 눈살을 찌푸리는, 심하게 비뚤어져 있으면서도 희한하게 바른 영화다. ‘파이트 클럽’, 이 유명한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소화하는 <>의 장르영화로서의 저력을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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