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은 새로운 세대의 귀로 들어도 여전히 쿨하고 섹시한 장르일까? 아이돌 그룹 원 디렉션 출신의 해리 스타일스는 최근 빌보드 1위를 기록한 화제작 <Fine Line>에서 1960, 70년대의 클래식 록으로 돌아갔다. 물론 지금 감성의 팝에 재료로 활용한 정도지만 1994년생인 그가 동료들이 알앤비로 향할 때 록과 밴드 사운드를 시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스타일스는 솔로 1집부터 이런 경향을 내비쳤다. 흔히 아이돌 이미지와 결별하는 성인식으로 제일 앞선 힙스터 장르를 들고 나오지만 스타일스는 역으로 1970년대 싱어송라이터, 포크, 록으로 앨범을 채웠다. 어떤 곡에선 컨트리 분위기도 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Sign of the Times》는 아이돌에 관심 없는 록/팝 취향의 윗세대까지 그를 진지하게 주목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 기조는 그대로 이어진다. 더 흥미로운 것은 스타일스가 단순히 록의 사운드만 취해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말을 인용한다. 무대와 일상에서 글램록을 떠올리게 하는 공작새 같은 옷을 입는다. 거침없는 언변도 과거의 로커들을 떠올리게 한다. 앨범 발매 전 가진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새 앨범이 “섹스와 슬픔에 대한” 이야기이며, 머시룸 같은 환각 물질을 창작의 촉매로 사용했다고 고백했다. 이 친구, 범상치 않다. 마이클 잭슨,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이어 또 한번 아이돌 독립 역사에 한획을 그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