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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운 나날> 김아현 - 새로운 시작
김소미 사진 최성열 2019-12-12

패션 매거진, 방송 광고 등 여러 매체에서 뷰티 모델로 풍성한 커리어를 쌓아온 김아현이 배우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상덕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영화로운 나날>에서 그녀는 가난한 배우 영화(조현철)의 연인 아현을 연기한다. 젊은 커플은 서로의 커리어를, 공과금을, 그리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꽤 혹독한 겨울을 보낸다. 모델로 보여준 화려한 외양을 내려놓고 제 나이 또래의 일상을 살아가는 배우 김아현의 모습이 유독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녀 특유의 말갛고 무심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 진작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았는지 의아해지고 만다.

-뷰티 모델로서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원래 모델을 꿈꿨나.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회사를 다녔는데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패션잡지 <쎄씨> 기자님이 기획 화보에 참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오셨다. 그때 현장에서 “대단한 애가 나타났다”고 해주셨다. 그 뒤로 삽시간에 거의 모든 매체에서 화보를 찍게 됐다.

-이상덕 감독과는 <영화로운 나날> 이전에 함께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사이다.

=가수 김예림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만나서 감독님의 데뷔작 <여자들>(2017)에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그땐 스스로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에 감독님과 다른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만났을 때 <영화로운 나날>의 계획을 전해 듣고 혼자서 재밌겠다 생각하다가 내가 먼저 감독님에게 연락했다. “영화 찍으신다고 들었어요. 밥 한번 먹어요!”라고. (웃음)

-배우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자 결심하게 된 계기는.

=모델로서는 탄탄하게 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무언가를 더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피지컬이 대단히 뛰어난 편은 아니라 런웨이에 서지는 않았고, 주로 매체 촬영 위주로 활동해왔다.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지만 이제는 조금 안주하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마침 감독님이 두 번째 작품을 준비중이어서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영화로운 나날>의 아현은 인위적인 설정이나 컨셉이 강조된 역할이 아니라서 배우 본연의 모습을 편안하게 끌어낼 수 있는 경우가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인물의 말투나 행동이 나 같다고 느꼈다. 나는 혼자 나오는 장면이 거의 없다. 늘 영화와 함께하는데 그래서인지 실제로 내가 연애하는 모습과 똑같다고 느꼈다. 극중 아현처럼 나도 감정을 잘 못 참는 편이다. (웃음)

-배우 조현철과의 호흡은 어땠나. 조현철은 말투나 발성 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생활 연기를 하는 배우인데, 신인 입장에서 호흡을 맞추기에 오히려 까다로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감독님이 연기 수업을 원치 않으셔서 리딩을 많이 했다. 처음엔 ‘아, 여기서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싶은 막막함이 있었다. 고민 끝에 두 사람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보통 연인들을 보면 서로 성향이 다른 경우도 많다. 그 다름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일거라 판단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거의 다 애드리브로 처리했는데, 현철 선배가 평소 워낙 자잘한 애드리브가 많은 배우라 나도 거기에 적응해서 툭툭 던져봤다.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나.

=좋아하는 배우는 많지만 롤모델로 삼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우상으로 삼고 그 사람의 삶을 비슷하게 따라가기가 싫더라. 최근 인상 깊었던 인물은 영화 <조커>와 드라마 <체르노빌>을 작업한 아이슬란드의 여성 음악감독, 힐뒤르 그뷔드나도티르다.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취미 생활이 있다면.

=친구와 직접 기획해서 클럽 파티를 열고 있다. 배우로서 언급하기 조심스럽기는 하다. 해외에선 기분전환을 하러, 춤을 추러, 사람을 만나러 건강한 애티튜드로 이런 문화를 소비하고, 나 역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영화 2019 <영화로운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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