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지미 롤랜드. 스스로를 지미 색스라 부른다. 그만큼 색소폰이라는 악기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혹시 색소폰 불어본 적 있나. 색소폰, 그중에서도 지미 색스가 연주하는 알토색소폰은 함부로 덤볐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쉽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알토색소폰은 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어렵다. 강한 폐활량은 기본이요, 들숨과 날숨을 자기 뜻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많은 수의 악기, 예를 들어 피아노는 소리를 내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한데 알토색소폰은 그렇지 않다. 나도 몇번 불어봤다가 포기했음을 고백한다. 지미 색스의 연주는 이런 측면에서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다. 구미가 당긴다면 유튜브에 들어가서 ‘jimmy sax’라고 쳐보라. 맨 위에 8800만 클릭을 자랑하는 영상 하나가 뜰 것이다. 이 연주 하나만으로 지미 색스는 색소폰계의 스타 반열에 올랐다. 강렬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분출하며 창공을 향해 비상하는 듯한 연주다. 과연, 그가 연습을 위해 바쳤을 인고의 시간이 얼마였을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곡 제목은 <No Man, No Cry>.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에서 따왔음이 분명하다. 참고로 밥 말리의 곡을 “여자가 아니면 울면 안 된다”라고 엉뚱하게 해석한 경우가 잦았다. 오역이다. “안 돼 여자여, 울지 마오”가 정확한 해석이다. 따라서 지미 색스의 곡은 “안 돼 남자여, 울지 마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