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HBO>와 아마존, 그리고 영국인들의 밤이었다. 지난 9월 2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1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시즌8로 막을 내린 <HBO>의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TV드라마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12개 부문 수상으로 가장 많은 상을 가져갔고, 올 상반기 화제의 드라마 <체르노빌>(<HBO> 5부작 드라마)이 TV 리미티드 시리즈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0개 부문 수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마존의 영국 코미디 <플리백>은 TV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상을 휩쓸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으며, 역시 아마존의 코미디물인 <더 마블러스 미시즈 마이젤> 또한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선전했다.
한편 올해의 에미상 시상식은 지난 2월 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사회자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대체로 호평받았던 아카데미와 달리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머 심슨으로부터 시작된 올해의 에미상은 지루하고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 있는 수상자들의 용기 있는 발언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포시/버든>으로 TV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셸 윌리엄스는 백인 남성들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개런티를 받는 여성들의 실태를 꼬집으며 관계자들의 변화를 촉구했고, <포즈>로 흑인 동성애자 역사상 최초로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빌리 포터는 “우리 모두 권리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