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스타성으로 아이돌이 되었고,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얼간이’ 캐릭터 중 한 자리를 맡고부터 대중적인 엔터테이너로 사랑받았다. 밉지 않은 개구쟁이의 이미지가 있지만 음악과 연기를 할 때는 사뭇 진지하다. 헨리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안녕 베일리> 또한 연기에 대한 헨리의 도전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안녕 베일리>에서 헨리가 연기하는 트렌트는 환생을 거듭하는 강아지 베일리처럼 씨제이(캐서린 프레스콧)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주는 좋은 친구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캐서린 프레스콧의 한국 여행 가이드를 자처할 만큼 헨리는 카메라 밖에서 꽤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1편 <베일리 어게인>이 중국에서 흥행했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스타라는 점이 2편의 캐스팅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글쎄, 캐스팅 연락을 받았을 땐 ‘왜 나를?’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트콤 <모던 패밀리> <프렌즈>를 연출한 게일 맨쿠소 감독과 통화를 한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트렌트 역할을 설명하자, 트렌트와 내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고 나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트렌트는 부모님 말을 잘 듣고 반듯한 모범생 캐릭터다. TV쇼에서의 헨리는 귀여운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한데.
=트렌트는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닮았다. 어릴 때 모범생까지는 아니었지만 바이올린과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다.(웃음)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씨제이를 언제나 걱정하고 도와주는 캐릭터다. 차분한 이미지, 따뜻한 눈빛 연기가 새로웠다.
=사랑하는 친구에게 최고로 잘해주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담긴 세포들을 하나하나 일깨워서 연기했다. 씨제이에게 트렌트는 돌같이 단단하고 믿음직한 좋은 친구니까. 연기하며 어려웠던 건 아픈 연기를 할 때였다. 환자로서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공부했다. 매일 아침 두 시간씩 분장을 했는데, 아마 분장한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많이 놀랄 것 같다.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모습이라 나도 새로웠다.
-영화의 베일리처럼 환생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나.
=캐서린 (프레스콧) 같은 주인을 만난다면 강아지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웃음)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면 반갑게 달려가서 웃어주고, 기쁘게 해주는 그런 삶도 좋을 것 같다. 동물이 아니라 사람으로 환생한다면, 아이언맨? (웃음)
-<안녕 베일리>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내겐 큰 기회였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줬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영화 찍는다며?”라면서 관심 가져주고 응원해주고. 그때 느꼈다. 이건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리우드에서 아시아인으로서 이런 큰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은데 그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으니 정말 최선을 다해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깨가 많이 무거웠던 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었다.
-음악, 예능, 연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방식. 그 방식은 각기 다르다. 예능의 방식이 있고, 음악을 할 때의 방식이 있다. 연기는 가장 경험이 부족한 분야인데, 어떻게 연기로 감동을 주고 소통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연기가 어렵다. 음악도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연기가 재밌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11월에 중국에서 사극액션영화 <정도>가 개봉한다. 음악 작업에도 더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