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바이런은 당대의 셀럽이었기 때문에, 그가 시인 퍼시 비시 셸리와 후일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를 비롯한 일행과 제네바 근처의 호수에 휴가를 갔을 때 여행객들은 망원경을 빌려 그들을 염탐했다고 한다. 그 여행객들의 심정으로, ‘세계 문학 전집’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 <미친 사랑의 서>다. 유명 작가들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일화들(당대의 가십으로, 어디까지 사실인지 약간 갸웃하게 되는 것을 포함해)을 소개하는 책이다.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은 서로의 글에 반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진 경우다. 결혼에 이르기까지 20개월간의 연애에서 두 시인은 574통의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브라우닝 부부의 사랑은 ‘문인답다’는 환상을 부채질할 만한 이야기로 전해지지만, 찰스 디킨스의 경우는 가족의 전통적인 가치를 최고로 치는 평소의 모습 뒤에서 오랜 이중생활을 이어갔다. 디킨스는 22년간 함께 산 아내와 헤어지면서(이혼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였다) 모든 게 원만하게 해결되었다고 상황을 미화하려 했는데, 오랫동안 외도를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를 자초한 셈이 되었다. 디킨스는 가정적인 남자라는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굳이 자녀들을 데리고 살겠다고 주장하고, 아내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공공연하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저널리즘과 픽션을 혼합한 형태로 글을 써 명성을 얻은 노먼 메일러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무수한 외도와 폭력으로 ‘작품 밖에서 저지른 행실로 작품의 위대함을 퇴색’시키곤 했다.
당신이 작품으로 만난 작가의 사생활을 굳이 알아야 할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글과 그 글을 쓴 사람의 덕성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시길.
사실은 …
플로베르가 <마담 보바리> 집필에 들어가기 직전에 루이즈와의 관계를 재점화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플로베르는 루이즈의 일상에서 세세한 부분들을 은근슬쩍 캐다가 작품에 삽입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일종의 공명판으로 취급해 중간중간 그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1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