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을 만든 작곡가 이에스오오(2soo)는 유튜브를 통해 사재기 루머를 해명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저 혼자 술 먹고 코인 노래방 가서 그냥 한번씩 부르려고 만든 노래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이 곡은 올해 5월 가온 노래방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소속사도, 가수도, 작곡가도 무명인 핸디캡을 극복하고 멜론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열애중>으로 역주행에 성공해 전성기를 맞이한 벤은 7월 3일에 신곡 <헤어져줘서 고마워>를 발표하고 곧장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노래를 작곡한 브이아이피는 최근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다. 하은의 <신용재>, 벤의 <열애중>이 모두 그들의 곡이다. 브이아이피는 바이브 멤버 류재현이 주축이다. 최근 상위권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술이 문제야> 역시 류재현 작곡이므로 브이아이피의 위력이 증명된 케이스다. 이들의 특기는 옛날 스타일의 노래방 발라드다.
임창정과 윤종신의 <좋니>가 쏘아올린 공이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동안의 역주행 곡들이 대개 발라드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 지금의 대중이 원하는 대안은 따라 부르기 좋은 발라드였던 것일까.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지난 6월에 코인 노래방 특집을 기획하기도 했다. 요즘의 차트를 보고 있으면 마치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가기) 팝의 시대라도 도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