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무조건 된다’ 싶었던 곡들, 내 음악 듣기의 역사에 있어 부지기수다. 글쎄. 통산 타율이 어느 정도 될까. 집계해본 적은 당연히 없지만 대략 2할5푼 정도 예상해본다. 바꿔 말하면, 4곡 중 3곡은 안타깝게도 ‘안 됐다’는 얘기다. 지금 소개하는 이 곡도 내 예측을 꽤나 벗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국 뉴저지 출신 가수 니콜 앳킨스의 <Maybe Tonight>다. 때는 2007년. 이 곡이 1번 타자로 실린 데뷔작 《Neptune City》를 플레이했을 때 나는 확신했다. ‘다른 노래는 몰라도 <Maybe Tonight>는 확실히 된다’고. 헐. 그런데 이걸 어쩌나. 되긴 뭘 돼. 음악 전문지의 평가는 대부분 별 4개 이상이었지만 싱글 차트에는 오르지도 못했고, 앨범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방금 별점 4개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음악은 비록 크게 인기를 얻지는 못했어도 마니아 층에 의해 재발굴되어 보존될 확률이 아주 높다. 과연 그렇다. 유튜브에 있는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대략 35만 클릭 정도. 댓글을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이 꽤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도 “대체 이 곡이 왜 안 됐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당신도 한번 들어보시라. “곡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이 근사한 팝송이 왜 안 된 거야?”라고 의문을 가질 거라는 데 한표 던진다. 만약 이것마저 틀린다면 나 좌절할 거 같다. <씨네21> 독자들의 안목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