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부엌일을 한다. 배경음악처럼 남녀의 섹스하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뒤 방 안에서 소리가 멎고 발가벗은 여자가 나와 사과를 베어문다. 만족스러운 얼굴의 여자는 임신으로 배가 꽤 불러 있다. 부엌에 있던 언니 클라라(호아나 라레키)는 17살에 임신한 동생 발레리아(아나 발레리아 베세릴)에게 묻는다. 엄마에겐 언제 말할 거냐고. 클라라는 결국 엄마에게 말하고, 엄마 에이프릴(에마 수아레스)이 집으로 찾아온다. 에이프릴은 발레리아의 남자친구 마테오(엔리케 아리손)에게 관심을 보인다. 에이프릴은 15살에 첫 임신을 했다. 에이프릴은 젊은 할머니고, 아이 엄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딸의 삶을 욕심낸다면? 더 정확히는 손녀를 딸처럼, 딸의 남자친구를 애인으로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행하고자 한다면? <에이프릴의 딸>은 엄마와 딸 사이의 긴장을 그린 드라마다. 어린 나이에 출산한 딸을 돌보는 어머니의 모성을 그린 드라마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발레리아의 아버지는 37살 연하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10살도 안 된 아이를 낳아 살고 있다. 에이프릴도 그렇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자녀 세대보다 많은 것을 갖고도 자신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부모 세대, 섹스하고 출산할 수 있는 젊은 몸을 가진 자녀 세대 사이의 긴장이 임신과 출산, 양육권을 둘러싸고 기묘하게 이어진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