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 차일드. 맏이와 막내 사이에 낀 아이. 삼 형제로 말하자면 둘째. 90년대 드라마 <느낌>으로 치면 김민종. 제목만 보면 이 노래는 제이 콜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 같다. 사실 자전적인 작품은 맞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제이 콜은 자신의 집안 대신 힙합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두 세대 사이에 끼어서 죽을 지경이야/ 나는 누군가에겐 형이고 누군가에겐 동생이지/ 21 새비지와 녹음을 마친 다음/ 제이 지와 점심을 먹으러 가.” 힙합 신의 미들 차일드. 20살 래퍼들에겐 큰형이지만 제이 지나 나스에게는 작은동생뻘인 존재. 그게 바로 현재 제이 콜의 위치다. 그리고 이 틈바구니에서 혼란을 느낀 제이 콜은 균형을 잡으려고 애쓴다. 형들의 힙합과 동생들의 힙합이 이렇게나 다른데, 나는 그 중간에서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 진솔하고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이 노래에 담겨 있다. 이 노래를 들은 후 한국 힙합으로 눈을 돌리면 한명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왼 오바도즈. 얼마 전 나는 그에게 “당신이야말로 한국 힙합의 미들 차일드 같다”고 말했다. 그러곤 ‘릴-래퍼들’이 득세하는 현 상황에서 힙합의 전통적인 가치가 어떠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오왼 오바도즈가 대답했다. “십계명 같은 거죠. 매번 지키며 살 순 없지만 그래도 가슴속에는 늘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 십계명이라. 그의 말을 받아 나는 다시 대답했다. “너무 적절한 비유네요. 앞으로 강연 가면 써먹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