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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캅스>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합동 수사
김성훈 2019-05-08

미영(라미란)은 한때 범죄자들이 오줌을 지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여자 형사 기동대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남편 지철(윤상현)과 결혼한 뒤 출산과 육아라는 높은 산에 가로막혀 민원실 주무관으로 밀려났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어수선하다. 미영의 시누이이자 지철의 동생인 지혜(이성경)는 열정 넘치는 강력반 형사다. 잠복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치고, 민원실로 좌천된다. 어느 날,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 여성이 민원실을 찾으면서 미영과 지혜 그리고 해커 뺨치는 컴퓨터 전문가인 장미(최수영) 등이 이 사건을 알게 되고 비공식적으로 수사에 뛰어든다.

<걸캅스>는 홍콩영화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의 여경찰 버전 같은 영화다. 범죄수사와 거리가 먼 민원실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사건 수사에 뛰어든 것은 마약, 성폭력, 몰래카메라 촬영 및 불법 유포 등 위험천만한 범죄가 동원된 사건인데도 경찰 내 누구도 이 사건이 심각하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하나같이 무능하고, 태만하며, 답답하다. 강력반 형사들은 경찰의 본분을 망각한 채 실적이 되는 사건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미영과 지혜의 지원 요청을 나 몰라라 한다. 미영과 지혜가 근무시간 몰래 밖에 나가 사건을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맨손으로 건장한 용의자를 때려잡을 때 쾌감이 크게 다가오는 것도 이들이 보여준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걸캅스>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만한 버디무비이자 액션영화다. 라미란과 이성경, 두 콤비는 때로는 티격태격하며 웃음을 자아내고, 때로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서사를 속도감 있게 끌고 간다. 육아에 지치고, 골칫덩어리 남편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독립영화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2015)으로 주목받은 정다원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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