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조의 첫 정규 앨범 제목은 《Mind Web Wanderer》(2019)다. 장르를 분류하는 음원 사이트에서 그의 음악은 ‘힙합/랩’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직접 음악을 들으면 전자기타와 드럼부터 비트를 찍어낸 전자음의 나열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요즘 힙합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과 미국, 인도에서 삶을 보낸 이 방랑자 같은 음악가에게 ‘원더러’(Wanderer)라는 제목은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어떤 음악이 담겨 있느냐는 뻔한 질문을 에조에게 던지니 재미있는 대답이 왔다. “어떤 종류의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작업은 아니에요. 음악을 만들면 계속 내면의 이야기를 듣게 되거든요. 그 안에서 계속 자신과 대화하고, 그 과정에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감각과 느낌으로 곡을 설명하자면, 나른한 멜로디부터 소음이 가득한 노이즈까지 다양한 연주 위에 조금 낮고 탁한, 때로는 날카로운 에조의 목소리가 ‘읊조린다’는 표현처럼 어우러진다. 때로는 랩이고, 때로는 흥얼거림이며, 때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새벽의 조용한 술집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만 같다. <Parking Lot Romance>부터 <Revolution Will Not Be Televised>까지, 《mind Web Wanderer》 에 담긴 곡을 들으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감정을 느낄 것이다. 젊은 음악가의 음악이 여름처럼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