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감독 로브 프리츠 출연 크리스 캐튼, 피터 포크, 프레드 워드, 크리스 펜, 피터 버그, 비네사 쇼 장르 코미디 (브에나비스타)
미국 코미디언의 산실은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다. 토요일 밤에 방영되는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는 독특한 캐릭터와 신랄한 풍자, 괴상한 표정연기와 슬랩스틱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미국 오락 프로의 대명사로 꼽힌다. 80년대 코미디 스타인 에디 머피, 존과 제임스 벨루시, 체비 체이스 등 대부분이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출신이었다. 미국의 코미디언들은 대체로 지역의 코미디클럽에서 시작하여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를 비롯한 TV쇼나 시트콤에 발탁되고, 거기서 인기를 얻으면 자신의 이름을 단 TV쇼를 진행하거나, 영화로 진출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애덤 샌들러, 다나 카비, 크리스 록, 제이미 폭스 등이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를 통해 명성을 얻었고, TV와 영화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코르키 로마노>의 주인공 코르키를 연기한 크리스 캐튼도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출신이다.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서 인기를 얻었던 코너 <록스버리 나이트>의 영화판으로 데뷔한 뒤 <헌티드 힐> <멍키본> 등에 출연했다. 로마노 패밀리의 셋째아들 코르키 로마노. 담력도 없고, 완력도 없고 언제나 실수투성이인 코르키는 버린 자식 취급을 받고 있지만, 보조 수의사로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병든 아버지 팝스를 위해서, 코르키가 할 일이 생겼다. FBI가 확보한 로마노 패밀리의 범죄 증거를 빼내오기 위해서, 전혀 노출되지 않은 코르키가 필요한 것이다. 코르키는 5개 국어 능통에, 올림픽 사격 부문 메달리스트, 무술 유단자의 이력을 가진 피송으로 위장하여 FBI에 잠입한다. 사건에 투입된 코르키가 건드리는 일은 모두 엉망진창이 되지만, 어쨌건 사건은 성공적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자료실에서 증거자료를 꺼내오는 일은 간단하지 않고, 질투심에 사로잡힌 데이비스 요원은 코르키를 감시한다.
<코르키 로마노>는 재능있는 코미디 배우들이 흔히 그렇듯, 갖가지 변장 표정연기, 황당한 슬랩스틱으로 종횡무진하는 크리스 캐튼의 독무대다. 하지만 피터 포크와 크리스 펜, 프레드 워드 등 중후한 연기자들이 주변에 포진한 탓에 건실한 드라마로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 게다가 일자무식인 로마노가의 장남, 게이인 차남이 콤플렉스 때문에 더욱 폭력적이라는 설정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가벼운 웃음을 안겨준다. 편하게 웃고, 즐기다 해피엔딩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영화.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