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탄두리>의 부제는 ‘특기는 물건값 깎기, 취미는 남편 닦달하기, 희망은 우리 아들 멀쩡해지기, 극성맞고 애달프고 요절복통 웃기는 나의 탄두리 엄마’다. 인도 태생으로 간호사로 일하다가 네덜란드로 이민 와서 아들 셋을 낳은 엄마,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그녀는 이 단순한 한줄로 설명되지 않는다. 엄마가 부끄러워 내달리고 싶었던 기억을 가진 이가 어디 저자뿐이겠는가. 엄마는 왜 밖에만 나가면 목소리가 세배는 커지는 걸까,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왜 딸의 신상을 구구절절 설명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왜 자꾸 말을 거는지, 해외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한국인에게 다짜고짜 때수건을 빌릴 때에는 너무 창피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아 모르는 사람인 척했다. 물론 너무 닮아서 모른 척할 수도 없지만. 아, 물론 이건 우리 엄마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마 탄투리>에는 이처럼 생활력 강한 만국 공통의 어머니들에게서 발견되는 에피소드들이 잔뜩 등장하는데, 저자의 어머니는 “이건 절대 내 얘기가 아니다. 명백히 허구다”라고 밝혔으며, 저자는 그럼에도 후속작을 쓰기 위해 어머니와 협상을 시도했다가 밀방망이로 맞을 뻔했다고 후일담을 전한다. 맞아, 맞아 우리 엄마도 그래, 라고 손뼉 치며 읽다가 멈춰서 울컥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구간들도 종종 등장한다. 큰아들이 지적장애인인 것을 알게 된 어머니가 아들을 낫게 하려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 교회까지 찾아가 기적의 성수를 받아오는 장면에서는 눈물짓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물론 이어지는 장면에서 어머니가 장애인 무료통행증을 이용하려고 대중교통을 이용 시 큰아들을 대동하는 진상 에피소드가 잔뜩 이어지지만 말이다. 부끄럽지만 사랑스럽고, 웃기지만 눈물나고, 어딘지 모자라 보이지만 가끔 통찰을 담은 조언을 건네는 우리 엄마. <마마 탄두리>는 인도계 네덜란드 마마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내 어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에 대하여
한참 있다 어머니가 입을 뗀다. “다 네 마음대로 지어내고 꾸며대고 바꿔도 상관없어. 어떻게 쓰든 다 괜찮아. 하지만 꼭 한 가지, 내가 희망을 포기했다고는 절대로 쓰면 안 돼.”(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