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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경찰> 전소니 - 활기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임수연 사진 오계옥 2019-04-04

전소니는 <씨네21>이 미리 알아본 신예다. 2017년에는 <여자들>의 네 배우 대담 기사로, 2018년에는 ‘라이징 스타’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진혁(박보검)을 짝사랑하는 오랜 친구 조혜인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고, 상업영화 데뷔작 <악질경찰>로 돌아왔을 때 새삼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악질경찰>에서 친구를 잃은 후 방황하는 고등학생 미나는 극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핵심 캐릭터다. <여자들> <죄 많은 소녀> 등 독립영화에서 신비한 마스크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던 전소니는 여전히 고유한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 더 넓은 바다로 헤엄쳐 나갈 발차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정범 감독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생의 단편영화 속 모습을 보고 먼저 미나 역을 제안했다고. 하지만 처음에는 한번 거절했다고 들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나 역시 세월호 사건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이야기를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고, 좀 혼란스러웠다. 어느 순간 성장이 멈춘 거 같아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미나에 미련이 남았는지 계속 생각이 나더라. 이런저런 뉴스를 접하면서 생각도 좀 바뀌게 됐다. 그냥 피하는 게 답은 아니겠구나, 차라리 안으로 들어가서 진심을 다해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 조필호(이선균), 비밀을 은폐하려는 태성그룹 회장의 오른팔 권태주(박해준)와 부딪치는 액션 신이 많다. 선배들과 액션스쿨에 다닐 땐 어땠나.

=처음 기초체력훈련을 받을 땐 정말 토할 뻔했다. (웃음) 미나는 주로 받는 액션이 많아서 잘 맞는 법, 낙법을 배우고 연습했다. 학교 다닐 때 체력장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체력장 평가가 내가 못하는 종목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그렇지 원래 그렇게 몸치는 아니다. (웃음) 액션스쿨을 되게 재밌게 다녔다. 무술감독님도 열심히 한다고 좋아하셨다.

-남성 캐릭터 중심의 액션영화로 비춰지다 보니 개봉 전부터 관객이 우려하는 지점이 있다. 미나는 결국 주인공 필호의 각성을 위해 소모되는 도구적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이런 걱정을 극복하기 위해 배우 나름의 고민이 있었을 텐데.

=미나가 필호를 위해 희생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미나의 여러 가지 모습으로 증명할 수 있다. 미나가 살면서 받은 영향, 추구하는 가치,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볼 수 있다. 그리고 누가 봐도 완벽한 기준을 충족하는 여성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지만 아직 난 그렇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것도 다 불편한 지점은 줄어들고 다양성은 넓히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20대 여성 캐릭터가 다양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모두가 하지 않나. 어떤 여성 캐릭터가 나왔을 때 너무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예전에 봤던 인물과 어떤 점이 다른지 먼저 봐줬으면 한다. 생각해보면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남성 캐릭터가 소모적이라거나 익숙하다거나 하는 이유로 먼저 캐릭터를 평가하지는 않는데, 오히려 여성 캐릭터에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다. 그래서 나부터 마음을 좀 열고 보려고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할 기회가 생기고, 그중에 좋은 캐릭터도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연기 외 관심사가 있다면.

=보고 듣고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지금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이라는 소설을 재밌게 읽고 있고, 얼마 전엔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봤는데, 작은 사회를 디테일하게 관찰하고 보여주는 게 너무 재밌었다. 가만 있을땐 음료수 병 뒤에 써 있는 글도 읽는 버릇이 있다. (웃음)

-활자 중독인 거 같은데?

=그런 증세가 약간 있다. (웃음) 요즘은 요리도 재밌다. 칼 쓰고 불 쓰는 동안에는 사사로운 생각을 잊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 왠지 이렇게 집순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영화 2019 <악질경찰> 2018 <죄 많은 소녀> 2017 <여자들> TV 2018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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