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우리 일상에는 재미있거나 특별한 일들이 자주 생긴다. 물론 같은 사건도 어떤 이에게는 글의 소재가 되고 어떤 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흘러가지만. <씨네21> 3월의 책장에는 무엇이든 기록하려 애쓴 사람들의 책들이 담겼다. <반경 3미터의 카오스>는 길에서, 옷가게에서,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웃긴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굳이 친구가 아니라도 우리는 낯선 사람들과 말을 섞고 그들로부터 어이없는 감상을 받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에게 생긴 어이없거나 우스운 사건들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만화로 그려 블로그에 기록했다. <올해의 미숙>은 상처받기 쉬운 누구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리게 하는 만화다. 주인공 미숙은 가족에게서, 친구에게서 받은 상처를 이겨내고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보듬는 존재로 나아간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건다>는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의 후속작이다. 파견직원 미치코의 성장을 끌어냈던 앗코짱이 이번에는 지하철에서 스무디 가게를 차렸다. 지하철역에서 아케미라는 직장 여성에게 스무디를 건네며 말을 건다. 누군가에겐 ‘별 이상한 사람’일 수 있지만, 낯모르는 타인에게 말을 걸고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앗코짱’의 힘이다. <다가오는 말들>은 작가 은유의 에세이집이다. 매일 책을 읽거나 강연이나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과 글을 통해 자기를 성찰해 나간 작가의 일상이 날카로우면서도 뭉근하게 모여 있다. 작가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말들’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글로 다져갔다.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은 말수도 없고 무표정하다. 하지만 라이언은 친구들이 울고 있을 때 등을 두드려주는 든든한 캐릭터다. 라이언이 카카오의 수많은 캐릭터 중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은 캐릭터가 사랑스럽기보다는 기대고 싶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는 라이언의 다양한 모습과 작가 전승환의 따뜻한 글을 함께 묶은 책이다. 포근하고 둥근 몸으로 친구를 어루만지는 라이언의 손길처럼 함께 실린 글 역시 따뜻한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