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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요요>
이다혜 사진 최성열 2019-02-19

<요요> 이동은 지음 / 정이용 그림 / 애니북스 펴냄

<환절기> <니나 내나> <당신의 부탁>을 쓰고 그린 이동은(글)과 정이용(그림)의 신작 그래픽노블 <요요>. 이동은 감독의 글을 <씨네21>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자리한 ‘디스토피아로부터’ 지면에서 읽어온 독자라면 영화 소식만큼이나 반길 신작 그래픽노블 소식이다. 던지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요요처럼 눈을 뜨면 특정 날짜, 특정 시간을 반복해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고시원과 택시 안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월요일인데 일요일 같은 세상에 던져진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희진은 고시학원 문이 닫힌 데 당황하고 경호는 불 꺼진 사무실에 놀란다. 그리고 알게 된다. 지금은 ‘어제’다. 어제가 반복되고 있다. 당황한 경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희진은 “어제 우리… 만난 것 맞죠?”라고 묻는다. 두 사람은 소개팅을 했고, 두 사람만 ‘정상’이다. 혹은 비정상이거나. 어떻게 살아도 그 자리로 돌아오는 그들은 각자 살아가다가 6개월이 지나 우연히 마주친 일을 계기로(여전히 그들은 그 하루를 반복해 살고 있는 중이다)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지구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그들에게 의미 있는 사람은 그들 두 사람뿐이다.

시간이 반복된다는 것은 삶의 은유이기도 하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대체로 우리는 오늘을 어제와 다르지 않게 살고, 내일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희진은 내일이 다시 온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 하루를 허비하지 못하고 산다. 가진 게 없이 불안하면 무한대로 주어져도 즐기기만 할 수 없는 마음 상태가 되어버린다. 어느 날 희진은 경호에게 묻는다. “하루가 반복된다는 걸 아는 또 다른 여자가 있었으면 나랑 사귀었겠”느냐고.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하루가 반복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모두 “어떻게 끝낼까”에서 개성과 힘이 결정되는 듯하다. 이 마지막까지, 이동은, 정이용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시길.

어떻게 끝낼까

젊을 땐 하루가 와 이리 안 가고- 내일이 안 오노- 할 겁니다. 뭘 선택하는 건 중요하지 않고예, 그 후에 책임을 지는 게 더 중요한데, 마.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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