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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스파이> DMZ에서 마주친 4명의 여성

지원(나현주)은 남한에서 경찰로 위장해 활동 중인 북한 공작원이다. 특출한 능력을 인정받은 경찰이지만,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고위 간첩 연주(주혜지)를 만나 북에서 내려온 지령을 받는 일이다. 연주는 남한에서 아이돌 연습생으로 위장 중인데, 방송에서 이상한 댄스를 추며 인지도를 넓혀가는 중이다. 물론 이 또한 방송 관계자를 포섭하기 위한 간첩 활동이다. 어느 날 지원은 상부로부터 마트료시카 인형 속에 든 물품을 북으로 긴급히 운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지원은 북으로 이동 중에 DMZ에서 인형을 잃어버리고, 수상한 여자 두명과 마주친다. 사실 이 두 사람은 여성에게 폭력을 가한 남성들을 연쇄살인하고 도주하는 중이다. 북으로 가야만 하는 간첩과 경찰을 피해 달아나야 하는 남한의 두 여성, 이들은 총을 사이에 두고 심리전을 벌이게 된다.

오인천 감독의 전작 <데스트랩>(2018)이 DMZ에서 연쇄살인마와 여형사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었다면, <폴리스 스파이>는 모종의 이유로 극한에 몰린 4명의 여성이 DMZ에서 마주친다. 여성 간첩과 여성 살인범이 대치하며 “남한 사람들은 거짓말만 한다”, “이 나라는 여자가 아무 이유 없이 죽어나간다” 등 의미심장한 대화들을 주고받는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는 특기할 만하지만 폭력적인 남성들만 처단하는 여성 살인범, 남한 사회를 비판하는 간첩 등의 소재를 통해 전하고 싶었을 메시지는 경직된 연기와 어수선한 촬영 탓에 힘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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