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여행을 떠나요!제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26일 새로 메인 상영관이 된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6박7일 여정의 기운찬 첫걸음을 뗐다. 영화배우 조재현과 김규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전주영화제 홍보대사 소유진, 신상옥 감독, 임권택 감독 등 영화계 원로들, 박찬욱 감독, 문승욱 감독, 송일곤 감독 등 젊은 감독들이 참석해 영화제의 개막을 축하했다. 조재현은 “전주영화제는 그 자체로 새로운 젊은 영화제”라고 말해 대안을 표방해온 전주영화제의 위상을 정리했다.`전쟁과 영화’를 주제로 잡은 올해 전주영화제는 지난해까지 주무대였던 고사동을 떠나 소리문화의 전당에 자리한 세개 상영관에서 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1400여석 규모의 모악당을 중심으로 한 소리문화의 전당 건축은 전주영화제가 매년 극장시설이 취약하다고 비판받아온 점을 생각하면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동진 프로그래머는 “원래 무대 공연 위주로 계획된 소리문화의 전당을 영화상영을 겸할 수 있도록 개축했다”면서 “16mm영화는 씨네21극장에서, 디지털영화는 디지털전용관으로 사용하게 될 덕진예술회관에서 전문적으로 상영할 것”이라고 세 번째 영화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현재까지는 티켓 판매 규모도 예년에 비해 늘어났다. 객석 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점유율은 낮아졌다. 개막작 <케이티>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1회 상영 티켓이 매진된 것을 비롯해 크리스틴 버천 회고전과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상영작들이 70%를 웃도는 예매율을 보이며 선전했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전주영화제는 불안정하게 진행된다는 단점을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개막작 <케이티>의 감독 사카모토 준지가 영화제 직전 불참을 통보했고, 가장 주목할 만한 중국영화로 내세웠던 <안양의 고아>와 <물고기와 코끼리>가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상영이 취소됐다. 관금붕이 허리 부상으로 인해 참석을 취소한 것을 비롯해 애초 계획했던 게스트 초청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화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전주영화제쪽은 아직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는 점을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나비>의 문승욱 감독 등이 참여한 ‘디지털 삼인삼색’과 ‘디지털의 개입’ 참가 영화의 수준 향상은 주목할 만하다. 개막식 장소를 가득 메운 관객의 열기와 호응은 전주영화제가 겉으로 보이는 규모 이상의 매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본보기와도 같았다. 디지털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250여편의 영화를 준비한 전주영화제는 조재현의 말처럼 “6박7일간의 유쾌한 영화여행”을 이제 막 시작했다.전주=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