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6시30분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상영장에서 열린 코스튬 플레이쇼에서 모델들이 각국의 다양한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HD영화 한국최초로 HD 방식으로 상영
한국에서 최초로 HD(High Definition) 영화가 HD방식으로 상영됐다. 옴니버스 형식의 디지털 영화 <아미그달라> 중 2,3,4편이 27일 전주영화제 디지털 전용관인 덕진예술회관에서 HD 디지털 영사시스템을 통해 상영된 것이다. iMBC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추계예술대학 영상문예대학원이 공동으로 참여한 <아미그달라>는 김의석과 이현승, 이충직 감독 등이 잃어버린 기억을 소재로 다섯 편의 영화를 연출하는 프로젝트. 전체적인 조율의 역할을 맡은 프로젝트 수퍼바이저 이현승 감독은 상영이 끝난 뒤 “국내 최고 수준의 프로젝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화질은 만족할 만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승 감독은 또 “HD 영화는 정서가 부족한 반면,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많은 시도를 해볼 여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소니가 개발한 HD 카메라는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보다 화질이 월등하게 뛰어난 카메라. 장편영화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에 최초로 사용했으며, 얼마 전 촬영을 마친 한국영화 <아 유 레디> 역시 HD 카메라를 사용했다. 전주영화제는 28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아미그달라> HD 제작사례 발표회를 열어 디지털 영화 제작의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최후의 증인>, 복원판 상영
한국영화회고전 ‘한국전쟁과 한국영화’ 부문 출품작인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이 1980년 개봉 당시 40분 잘라져나간 부분을 복원한 158분짜리 필름으로 27일 관객과 만났다. <흑수선>과 마찬가지로 김성종의 소설 <최후의 증인>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검사가 여자 피의자를 강간하는 장면을 비롯해 40분이 잘린 덕에 그해 대종상 우수반공영화로 선정됐다. 이날 영화를 본 김홍준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힘이 부치지 않는다”라면서 “숨어있던 걸작을 만났다”고 말했다. 158분짜리 필름을 지난해 영상자료원 회고전 때에 이어 이날 두번째로 봤다는 이두용 감독은 “여자 피의자가 검사 앞에서 옷벗는 모습을 풀숏으로 잡은 장면은 여전히 복원되지 않았지만, 버린 자식으로 여겼던 작품을 되찾은 것같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우렁각시>, 청각장애인 초청상영 무산
전주영화제 쪽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행사로 마련한 <우렁각시>의 한글자막 상영이, 컴퓨터 바이러스로 자막 파일이 날아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영화제쪽은 27일 오후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우렁각시>를 틀면서 영어 및 한글자막을 넣기로 하고, 청각장애인 100여명을 초청했다. 그러나 한글 자막파일이 날아가 영문 자막만으로 영화가 상영됐다.
한국영화 주제, 두 권의 자료집 나와
‘한국단편의 선택’, ‘한국전쟁과 한국영화’ 등 올해 전주영화제의 한국영화 관련 두 프로그램의 작품들을 분석한 두 권의 자료집이 나왔다. <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은 이 프로그램을 만든 맹수진, 문학산, 이명인, 이상용, 유운성씨가 필자로 참여해 각자의 비평틀로 출품작들을 분석했다. <상흔과 기억-한국전쟁과 한국영화>는 신상옥 감독의 58년작 <지옥화>부터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까지 출품작 12편의 포스터와 리뷰, 감독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독약> <죽어도 좋아> , 최대 화제작
개막 이틀째인 27일, <벨벳 골드마인>으로 화려하고 감성적인 연출을 선보였던 토드 헤인즈의 <독약>과 노인들의 섹스를 정면으로 비춘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최대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 둘의 상영관은 만원사례를 이뤘으며, 27일 심야상영된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밤>에도 관객이 가득 몰려 ‘토요일밤의 열기’를 달궜다. 일요일인 28일 상영작 가운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막작이었던 <케이티>와 <일본 단편애니메이션 묶음>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또 홍콩 시네아스트 관금붕 감독의 <란위>와 <실험 애니메이션 어제와 오늘 2>, 체코 카렐 제만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한스와 마리이야기>가 26일밤까지 75% 가량 팔리면서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의 해에 걸맞게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