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위해 오키나와로 간 세희(나혜미)는 차마 죽지 못하고 절벽 끝에서 발길을 돌린다. 해가 지고 배가 고파졌을 때 불이 켜진 집을 발견한 세희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한다. 집주인인 하나(최정원)는 그런 세희를 발견하고 천천히 먹으라며 물을 건네준다. 하나는 세희에게 갈 곳이 없다면 여기서 머물러도 좋다고 허락한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 하나의 집에서 세희는 밭에서 일하고 많지 않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어주며 하나와 함께 살게 된다. 하나는 세희에게 자신을 돌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세희는 처음으로 삶의 여유를 느끼게 된다.
<카모메 식당>(2006),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2014),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를 혼합한 듯한 영화다. 하지만 <카모메 식당>의 유쾌함이나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의 고요함,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철학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여행, 음식, 킨포크 라이프, 혹은 정체를 알 수 없기에 남용되는 ‘힐링’을 표방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가 이미 끝물에 있기에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열심히 하지 마, 내가 먼저인 게 정답이야”라는 교훈 같은 하나의 말도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어떤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후반부에는 신파가 섞인 드라마가 진행되는데 이것도 밋밋하게 느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