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보통 오후 8시 조금 넘어 집으로 향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날짜는 10월 10일. 한데 오늘밤 귀갓길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기’를 느꼈다. 이럴 수가 있나. 2018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어쨌든, 이제 곧 겨울이 닥쳐올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준비 단단히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이 노래, 마더바이브의 <Every Time You Call My Name>을 골라 감상했다. 마더바이브는 국내에 드문 비브라폰 연주자다. 비브라폰은 실로폰과 비슷하게 생긴 악기로 우리가 습관적으로 말하는 바로 그 소리, 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소리를 낸다. 마더바이브의 전공은 원래 클래식이었다. 한데 유학 시절 재즈를 접한 이후 비브라폰 연주를 다양한 장르와 연계하기 시작했다. 재즈는 물론이요 펑크(funk), 탱고, R&B 등이 그의 경력을 관통하는 대표 장르들이다. 이번에 마더바이브가 발표한 싱글에는 <Mirror>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곡의 템포가 변화하는 지점에서 울려 퍼지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의 품격 있는 연주가 갑작스러운 추위에 바짝 긴장한 당신에게 따스함을 선사해줄 것이다. 내가 마더바이브의 음악을 강추하는 이유는 단순하여 명료하다. 다름 아닌 ‘좋은 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연주자 외에 프로듀서 정원영의 공로가 적지 않을 것이다. 나처럼 음악으로 방한팩 마련하고 싶은 당신에게 마더바이브의 비브라폰 연주를 권한다. 이번 두 신곡도 좋지만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여우비가>도 빼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