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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야 나부야> 노부부의 일상과 아름다운 지리산의 풍경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 지리산 삼신봉 자락 해발 600m에 파란 슬레이트 지붕의 집 한채가 놓여 있다. 이곳에 올해로 함께한 지 78년째인 91살의 이종수 할아버지와 92살의 김순규 할머니가 산다. 아침마다 수돗가에서 요강을 비우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작은 일에도 “영감, 고맙소, 고생했소”를 연발한다. 이곳에서 요리, 설거지, 빨래까지 집안일은 모두 할아버지의 몫이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한 배려다. 겨울날 할아버지는 마당에 내린 눈을 모아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할머니에게 보여주며 “이거는 할머니고, 이건 나고”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나이 먹으면 애가 된다더니 맞는 거 같다”면서 환하게 웃는다. 이들 노부부의 소원은 건강하게 오래 살다 함께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무심한 하늘은 이 노부부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나부야 나부야>는 우리에게 익숙한 다큐멘터리 세 가지 형식(인터뷰, 내레이션, 감독의 개입)이 없다. 반면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사계절이 전하는 풍경이 있을 뿐이다. 노부부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한 이 영화는 2005년부터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최정우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19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서 상영되었다. 영화 제목 ‘나부야’는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나비’의 방언이다. 감독은 노부부의 일상과 아름다운 지리산의 풍경을 서로 교차해 보여주면서 일방적인 감정이입보다는 정서적 울림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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