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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8월의 책
씨네21 취재팀 사진 최성열 2018-08-21

<N.E.W> <솔라> <안녕> <고시원 기담>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기상청에 의하면 9월까지는 더울 예정이고 매해 여름은 길어진다고 한다. 자주 틀린 예보를 해왔던 기상청이기에 이번의 예측 역시 틀리기를 바랄 뿐이지만 아마 이번만큼은 기상청이 맞을 것이다. 여름이 더 뜨겁고 길어지고 있다. 어쨌든, 8월도 중순으로 꺾였으니 더위가 끝나기만을 바라며 8월의 북엔즈에는 시대의 고민을 담은 소설들을 담았다. 김사과의 신작 <N.E.W>는 태어날 때부터 계급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젊은 세대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가가 만든 역할극의 마리오네트가 된 인물들에게는 다소 뻔한 역할들이 주어진다. 재벌 3세, 재벌가 며느리, 인터넷 BJ, 도박 중독자 등등…. 전 계층이 모여 있는 메종드레브라는 미래적 뉴타운에 모인 인간 군상으로 작가는 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무심하게 베어내 보여준다. 이언 매큐언의 장편소설 <솔라>는 지구온난화가 위기의 남자와 만나면 블랙 코미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노벨물리학상을 탔던 과거의 전력으로 먹고 사는, 지금은 무력하고 초라한 중년 남자가 지구온난화라는 이슈에 빠져드는 과정이 웃기지만 냉소적인 블랙코미디로 완성됐다.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안녕>은 텍스트 없이 오직 ‘그림’만으로 쓸쓸한 서정성을 전한다. 소시지 할아버지와 강아지의 따스한 동행이 그림으로 펼쳐진다. <고시원 기담>은 잠 못 드는 밤에 어울리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고시원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 사는, 주변에서 흔히 볼 것 같은 인물들이 특별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것은 한밤중의 귀신 이야기처럼 뜬금없고 무섭지만, 결국은 소외된 빈곤층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하라 료의 신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그의 데뷔작이다. 25년 만에 새롭게 번역돼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도쿄 도심에서 벌어진 도지사 저격 사건을 배경으로 허름한 탐정사무소의 사와자키 탐정의 수사가 시작된다. 여름이 끝이면 좋겠다. 날씨가 인간에게 미치는 무시무시한 영향은 이쯤이면 충분히 입증되었으니 이제 책으로 여름의 문을 쾅 닫아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