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2005)에 등장했던 501 군단의 정체는 영화에서는 다스 베이더와 함께 포스의 균형을 어지럽히는 다크 사이드 무리 중 하나로 묘사되지만 현실에서는 선행을 도맡아 베푸는 자선 코스튬 단체다. 즉, ‘501 군단’은 “나쁜 놈들이 행하는 선행”을 슬로건으로 삼고 <스타워즈> 캐릭터의 코스튬을 제작해 만들어 입은 다음 자선활동을 벌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그러니까 오른손이 하는 선행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을 넘어 대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끔 스톰트루퍼 헬맷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선행을 베푸는 희한한 풍경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 개봉에 맞춰 한국 지부가 결성된 501 군단은 한국 지부장 이윤찬씨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계 61개국 정도에 지부가 마련되어 있는 조직으로, 2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다. 2015년경에 해외 <스타워즈> 시리즈 관련 행사에서 501 군단의 실체를 보고 돌아온 어느 관객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보러온 관객 가운데 열성팬이라 판단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포섭했다고. 그렇게 모인 <스타워즈> 팬들은 각자 완벽한 디자인의 코스튬을 완성해 단체를 결성하기까지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501 군단에 가입하려면 직접 제작한 캐릭터 코스튬이 반드시 공인된 규격 기준 심사를 거쳐 통과해야 가입 승인이 완료된다. 조금이라도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선행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승인된 코스튬을 소유하고 지난 1년 동안 할당된 행사 횟수를 채운 현역 회원은 20여명이며, 자매클럽인 ‘레벨리전’은 12명 정도”라고. 흥미로운 사실은 두 단체가 라이트 사이드와 다크 사이드에 속하는 캐릭터 코스튬으로 분류될 뿐 단체의 지향점이나 회원간의 불화로 조직이 나뉘게 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윤찬씨는 “우리가 다른 코스튬 클럽과 다른 점은 단순히 코스튬을 만들어 입고 즐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기는 것을 사회 구성원들과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그래서 봉사활동과 자선활동을 펼치는 것이다”라며 501 군단의 단체 성격과 지향점을 설명한다. 해외 사례에는 종종 재단법인 등록까지 마친 지부도 존재하지만 현재 한국 기부는 비영리 목적의 활동 단체이기 때문에 회원간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운영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자선, 봉사 활동 등은 많은 곳에서 불러줘야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자선활동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윤찬씨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뤄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다스 베이더와 스톰트루퍼 헬멧 복장 속으로 집어넣기를 바란다. 501 군단의 홈페이지(www.501st.kr)를 방문하면 직접 입대 안내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고 자체 코스튬 기준(CRL)에 맞춰 코스튬을 제작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심사 기준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18살 미만의 청소년은 가입이 불가하다. 코스튬으로 몸을 꽁꽁 둘러 싸매고도 자신의 행동에 분명한 책임감을 지닌 사람이어야만 활동이 가능하다는 뜻이리라. 전세계 61개국 지부 중 평균 연령대가 가장 낮은 것도 한국지부만의 특징이다. 다스 베이더와 스톰트루퍼가 되어 선행을 베풀고 싶다면 지금 빨리 서둘러 코스튬을 제작해보길 권한다.
[코믹콘 탐방기②] 코스튬 자선단체 ‘501 군단’ & ‘레벨리전’
다스 베이더가 되어 착한 일 하기
관련영화
-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2005)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