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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마전: 황금룡의 부활> 100번의 환생에도 녹슬지 않은 금동과 옥녀의 인연
김소미 2018-08-01

봉인된 요괴들이 풀려난 송나라. 황제는 전국 각지의 퇴마사를 왕궁으로 불러들이는데, 요괴 퇴치에 능한 부동(정개)은 이곳에서 주술에 뛰어난 청청(장우기)을 만난다. 천년 전, 금동과 옥녀라는 이름으로 천상계에서 살았던 두 사람은 율법을 어기고 사랑에 빠진 죄로 인간계로 추방당했다. 망각수를 마신 금동과 달리 기억을 지우지 않은 옥녀는 긴 세월을 돌아 청청으로 환생했고, 이번 생에선 반드시 금동과 다시 사랑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간다.

<항마전: 황금룡의 부활>은 매년 최소 2~3편 이상을 다작하고, 도박영화 <지존무상>(1989) 등으로 80, 90년대에 부흥기를 누렸던 왕정 감독의 여러 범작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불교적 세계관과 설화를 바탕으로 한 중국 판타지 시대극의 익숙한 전형을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천년 묵은 용이 깨어나 복수를 시작하는 표면적 위기 아래, 정작 흥미로운 것은 100번의 환생에도 녹슬지 않은 금동과 옥녀의 질긴 인연이다. 상인, 궁녀, 서생, 장군 등 금동이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동안 옥녀는 그의 곁을 맴돌면서 우연을 가장한 운명을 빚는다. 괴수, 천상계 등의 미술과 시각효과는 부분적으로 조악하기 짝이 없지만, 곳곳의 허술함마저 관습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해당 장르의 특권 또한 유효해 보인다. 요괴와 법사가 등장하는 무협 코미디를 즐기는 관객에겐 부담 없이 다가갈 오락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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