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름이다. 에어컨의 비닐을 벗겼고 반팔 티셔츠를 몇장 주문했다. 빨래를 하루 만에 걷을 수 있게 됐다. 선풍기는 꺼내지 않았다. 선풍기는 일년 내내 나와 있기 때문이다. 여름과 함께 새로운 공간도 나를 찾아왔다. 집 근처에 있던 동네슈퍼가 점포 정리를 선언(?)한 뒤 나는 줄곧 그곳을 매의 눈으로 주시해왔다. 무엇이 들어올 것인가. 정답은 카페였다. 물론 카페는 이 동네에 넘친다. 하지만 이 카페는 조금 특별하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과 정서를 머금고 있다. 주인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이제 글을 쓰는 사람이 손님이 되려고 한다. 지금도 이 카페 창가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아마 올여름은 이곳에서 나게 될 것이다. 여름과 함께 내 플레이리스트도 바뀌었다. 일단 기린의 <SUMMER HOLiDAY>를 5번 들었다. 그 후 몇몇 다른 여름 노래도 저장했다. 그중에는 디제이 재지 제프 & 프레시 프린스의 <Summertime>도 있다. 1991년 여름을 강타했던 이 노래는 2018년 봉현이의 여름도 강타 중이다. 쿨 앤드 더 갱의 <Summer Madness>에 많은 빚을 지고 있지만 원곡을 더 역동적으로 재창조했다. 무엇보다 윌 스미스의 균형 잡힌 랩과 여름 풍경에 대한 묘사가 이 노래의 핵심이다. 이 노래에서 사람들은 햇살과 즐거움이 가득한 곳에서 조건 없이 어울리며 춤을 춘다. 왜냐고? 여름이니까. 답 됐지? 오늘 밤 나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해시태그 ‘#mood’를 달 계획이다. 이미,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