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나’라는 장르가 있다. 짐작할 수 있듯, 미국 음악의 기초가 된 요소들을 모은 장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아메리카나를 지향하는 뮤지션들의 음악 속에서 우리는 다채로운 색깔을 만날 수 있다. 포크, 블루스, 컨트리 등등. 그런데 기실 아메리카나는 한국에서 지독히도 인기가 없는 장르다. 그래서 소개할지 망설이기도 했지만, <씨네21> 독자들은 뭔가 다를 거라는 믿음을 갖고 이 뮤지션의 이 곡을 골랐다. 바로 브랜디 칼라일의 <Every Time I Hear That Song>이다. 곡은 전형적인 아메리카나, 즉 어쿠스틱 기타와 만돌린 연주로 시작된다. 컨트리와 포크를 중심으로 하는 와중에 편안하면서도 풍성한 하모니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중 내 마음을 움직인 건 후렴구에서 허밍으로 처리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 노랫말이 정말 좋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사랑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네요/ 이 노래는 날 좀 슬프게 해요/ 당신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당신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나는 내가 궁금해하지 않기를 바라요/ 당신에게 내가 가진 모든 걸 줬으니까요/ 당신이라는 사람의 최악도 맛보았죠/ 그런데 말이에요/ 나는 결국, 당신을 용서했어요/ 어쩌면 당신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도/ 난 그럭저럭 잘 지내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만 빼면 말이죠.” 꼭 영문 가사를 보면서 들어보길 권한다. 마음 한켠 어딘가에서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사람들이 잔잔한 감동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