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전시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고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음악만큼 부드러운 문화는 없다. 우연히 발견한 멜로디와 가사가 마음에 들면 종종 한없이 반복해 듣기도 한다. 싱어송라이터 개럿 세일이 선보인 싱글 《Wound Up》이 그랬다. 갓 26살을 넘긴 그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나고 자랐다.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후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미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삶을 살았다. 2014년, 세일은 지역의 한 노숙인 별명을 빌려 ‘윌리엄 와일드’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
2016년 발표한 EP 《Steady Now》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지은 네곡을 포함한 여섯곡으로 완성했다. 이 앨범에 수록한 <When I’ve Been Gone>은 실제 노숙자이자 중독자의 삶을 산 아버지의 시선으로 불렀다. 지난해부터 차례로 발매한 싱글 《Who Do You Love》 《On an Island》 그리고 2018년의 《Wound Up》은 하나의 컨셉 앨범처럼 이어서 들으면 좋다. 특히 차분한 현악기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깔린 《Wound Up》은 제목 그대로 ‘상처 입은’(wound up)감정과 감각을 노래한다. 포크와 얼터너티브 록 중간에 있는 멜로디는 ‘미묘한 공허함’을 역설적으로 평온하게 드러낸다. 어쩔 수 없이 가는 시간 속에서 어떤 것들은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젊은 음악가의 삶이랄까? ‘노래’란 결국, 누군가가 겪고 생각한 무언가를 한번 더 겪는 대리 체험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