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불럭, 케이트 블란쳇, 민디 캘링, 사라 폴슨, 아콰피나, 앤 해서웨이, 리한나, 헬레나 본햄 카터(왼쪽부터).
4개의 오스카, 2개의 에미상, 8개의 그래미 어워드, 6개의 골든글로브, 5개의 영국 아카데미 어워드(BAFTA)…. <오션스8>에 출연하는 주연배우들의 휘황찬란한 ‘스펙’을 합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그야말로 올스타 대열전이다. 샌드라 불럭의 ‘데비 오션’부터 앤 해서웨이의 ‘다프네 클루거’까지, 관객의 눈을 호사롭게 할 <오션스8>의 여덟 캐릭터를 소개한다.
데비 오션(샌드라 불럭)
이전 세편의 ‘오션스’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의 여동생. <오션스8>의 주인공으로, 1억5천만달러 상당의 카르티에 다이아몬드 목걸이 ‘투생’을 훔치려 한다. 그것도 미국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멧 갈라 행사에서. 데비 오션을 연기하는 샌드라 불럭은 “지휘의 대가”라는 말로 데비를 설명한다. 그녀는 범죄의 판을 키우고, 대담하게 계획을 설계하며, 조력자가 될 이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최고의 팀을 구성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런데 데비에겐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 외에 또 다른 계획도 있어 보인다. <오션스> 시리즈의 대니가 그랬듯, 거대한 범죄 계획 속 데비의 멀티 플레이를 기대해볼 만하다. 아미타 역의 민디 캘링은 데비를 연기하는 샌드라 불럭이 스크린 밖에서도 여자배우들의 리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루(케이트 블란쳇)
데비 오션이 감옥에서 출소한 뒤 가장 먼저 찾아가는 인물. 과거 데비와 함께 범죄를 공모했던 이력이 있다. 범죄세계를 떠나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루는 데비의 제안을 받고 그녀의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다. “루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지만 그게 신나는 삶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데비와 다시 손을 잡는다고 생각한다. 어리석고 위험으로 가득한 아드레날린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루를 연기하는 케이트 블란쳇은 다이아몬드 탈취 작전에 합류하게 된 루의 심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제작자 스티븐 소더버그는 “한 페이지의 대사보다 시선 하나로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를 극찬했다.
아미타(민디 캘링)
“보석 7점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려?” “대여섯 시간 정도.” “엄마에게서 독립시켜주면?” “훨씬 빨리.” 보석 전문가 아미타는 데비의 제안으로 팀에 합류한다.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범죄의 핵심인 만큼 보석 세공사로서 아미타의 솜씨는 <오션스8>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미타는 나쁜 짓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이다. 평생 착하게 살아왔고, 자기 안의 악마를 해방시키고 싶어 한다.” 아미타를 연기하는 배우 민디 캘링의 말이다. <오션스8>는 미국 시트콤 <오피스> <더 민디 프로젝트>의 제작자이자 배우,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진 인도계 미국 배우 민디 캘링의 매력을 알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
태미(사라 폴슨)
미국 배우 사라 폴슨이 연기하는 태미는 과거 장물아비로 활약하던 암시장에서 벗어나 교외에 가정을 꾸리고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차고에는 여전히 훔친 물건이 가득하다. 태미가 흥미로운 건 범죄자인 동시에 육아와 살림의 애환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데비의 계획에 동참하는 건 거대한 액수도 한몫하지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는 사라 폴슨의 부연 설명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편 태미 역의 사라 폴슨은 미국 드라마 <O. J. 심슨: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로 에미상,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콘스탄스(아콰피나)
다이아몬드 탈취 계획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멤버는 데비 오션의 추천을 거친 ‘데비의 사람들’이다. 콘스탄스는 루의 추천을 받고 팀에 합류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루에게 이끌려 뉴욕 퀸스에 간 데비는 현란한 카드 마술을 선보이는 ‘길거리 사기꾼’ 콘스탄스를 발견한다. 눈보다 빠르게 손을 움직일 줄 아는 그녀가 데비의 사람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콘스탄스를 연기하는 배우 아콰피나는 “뼛속까지 뉴요커”인 자신의 정체성이 콘스탄스와 닮았다고 말한다. 지난 2012년 <My Vag>라는 뮤직비디오로 유튜브 스타가 된 아시아계 미국인 아콰피나는 영화 <나쁜 이웃들2>(2016)에 출연한 배우, 작가, 래퍼, 뮤지션이다.
다프네 클루거(앤 해서웨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바비 인형의 느낌을 더했다.” <오션스8>의 의상감독 사라 에드워즈가 밝히는 다프네 클루거의 컨셉이다. 다프네는 멧 갈라 행사에서 데비 오션이 노리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직접 목에 두를 세계적인 톱스타이자 ‘잇 걸’이다. <프린세스 다이어리>(2001) 시절의 앤 해서웨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다프네 클루거를 연기하는 앤 해서웨이는 “세계의 유명인을 연기하는 일은 즐거웠다. 하지만 나와 닮지는 않았길 바란다(웃음)”는 소감을 전했다. 해서웨이의 묘사에 따르면 다프네는 거침없고 거만하나 대중의 짐작보다 훨씬 더 스마트한 인물이다. 범죄단과 함께 앉아 있는 그녀를 조명한 <오션스8>의 스틸컷이 궁금증을 더한다.
나인 볼(리한나)
미국 동부 연안 최고의 해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정교한 보안을 뚫으려면 이 정도 실력은 갖추어야 한다. 루의 추천으로 데비가 섭외한 인물은 레게 머리의 컴퓨터 천재, 나인 볼이다. <오션스8>의 예고편에서 본명을 묻는 데비에게 그녀는 “에이트 볼”이라는 말로 답변을 회피하는데, 본편에서 미스터리한 ‘나인 볼’의 진짜 정체가 밝혀질지 궁금하다. 그녀를 연기할 배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스타, 리한나다. 게리 로스 감독은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 출신인 리한나의 배경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나인 볼’을 사실적인 바베이도스인의 모습으로 묘사하려 했다고 말한다. 의상감독 사라 에드워즈는 나인 볼에 영감을 준 인물로 자메이카 뮤지션 밥 말리를 언급하기도.
로즈 바일(헬레나 본햄 카터)
할리우드와 영국을 오가며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헬레나 본햄 카터에게도 도전해보지 못한 장르의 영화가 있다. 바로 하이스트 무비다. <오션스8>는 그런 의미에서 본햄 카터에게 새로운 도전인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하지만 “특정한 방향으로 쓰인 대본에서 갑자기 헬레나가 튀어나오더라”라는 샌드라 불럭의 말대로, <오션스8>와 같은 범죄 장르의 영화에서도 헬레나 본햄 카터는 여전히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다. 극중 그녀가 연기하는 로즈 바일은 패션 디자이너다. 한때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디자이너였으나 이제는 수백만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은 로즈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범죄단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