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장이머우 / 출연 웨이민치, 장휘거 / 제작연도 1999년
어렸을 적 즐겨보던 영화는 주성치 영화, 영화감독을 꿈꾸게 만든 감독은 바로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버트 로드리게즈. 그런데 정작 가장 만나고 싶은 감독은 장이머우다. 사실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도 이분을 만나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이 영화 한편 <책상 서랍 속의 동화>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문적인 배우를 쓰지 않고도 인상깊은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카메라를 쳐다보는 눈빛이 포착될 때, 조금 어설프지만 제 몫은 해내는 이들의 인간미가 느껴졌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를 보면서 느꼈던 궁금증은 총 3가지다.
배우 섭외 당시 오디션을 진행했는가?
장이머우 감독은 이 영화 속 배우들을 모두 현지에서 섭외했다. 내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현지 섭외는 두 가지 조건에서 괜찮다. 대학교 영화 동아리 혹은 독립영화 제작진이 소규모 촬영을 진행한다고 치자. 이것은 현지인에게 애들 장난 혹은 재미있는 일 정도쯤으로 보일 것이다. 성격이 좋은 분들이라면 감독의 섭외에 응할 수도 있다. 우연히 끼가 많은 현지인을 섭외한다면 예상외로 좋은 장면도 건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영화를 완성한 후 감독과 스탭만 보고 즐길 거라면 위험부담이 있는 현지 섭외도 괜찮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의 영화고 배우들에게 큰 액수의 출연료도 지급하는 영화다. 당연히 오디션을 봤을 텐데…. 배우의 꿈과 열정을 품고 오디션에 참여하기에는 대부분의 출연자가 아이들이고 영화가 촬영된 곳이 깡촌이다. 정말 궁금하다.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주었는가?
장이머우 감독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미리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촬영 당일 시나리오를 보여준 후 가장 신선한 연기를 끌어낸다. 그렇다. 이분은 워낙에 이러한 작업방식을 고수하던 분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 방법이 통했을까? 비전문배우, 그것도 아이들이다. 정말 궁금하다.
연기 지도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가?
가장 놀랐던 장면은 장휘거가 방송에 나온 선생님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기껏해야 8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다. 가장 자연스럽고 신선한 연기를 끌어내는 장이머우 감독이 아이를 혼내거나 협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장휘거의 눈물은 무서워서 흘리는 것이 아니었다. 배고픔과 서러움, 선생님을 향한 죄책감, 학교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감정이었다. 정말 궁금하다.
만약 장이머우 감독을 만난다면 이 세 가지 질문을 빠르게 던지고 그의 답변을 듣고 싶다. 정말 궁금하고,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