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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신성한 도시 바라나시

70살을 훌쩍 넘긴 다야(라리트 벨)는 계속 같은 꿈을 꾼다. 꿈에서 다야는 어린 소년이고 집에 들어오라는 엄마의 소리를 따라서 어딘지도 모르면서 계속 걷고 있다. 다야는 이 평온한 꿈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암시라고 생각하고 신성한 도시 바라나시로 가서 죽음을 맞이하고자 한다. 아들 라지브(아딜 후세인)는 아버지 다야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다야와 함께 바라나시로 동행한다. 하지만 라지브의 마음속에는 온통 일 걱정 뿐이다. 아버지는 정정해 보이고 언제 죽을지도 알 수 없는데 언제까지 일을 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바라나시의 호텔 ‘셀베이션’은 15일만 머물 수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15일 안에 돌아가실 수 있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셔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라지브는 복잡한 심정이다.

라지브가 직장 상사에게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바라나시로 가야 한다고 말하자 직장 상사는 콜라를 마시면서 해탈은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쉽게 말한다. 50대인 라지브 세대는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라지브는 평범한 현대인처럼 종교보다는 일과 돈이 더 중요한 세대다. 영화는 바라나시에서의 이방인인 라지브의 눈을 통해 힌두교도의 죽음을 보여준다. 죽음은 단지 삶의 과정일 뿐이며 육체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것이라는 종교적 가르침 속에서 천천히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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