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21세기에 등장한 기타리스트 중 내 마음속 1위는 잭 화이트다. 몸속에 전류를 ‘박아넣는 듯한’ 기타 플레이에 매료되어 그가 관여한 거의 모든 음악을 다 챙겨 들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잭 화이트가 관여한 음악의 요체는 항시 ‘강렬함’이라는 단어로 수렴된다고 생각한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그는 그걸 훨씬 더 거세게 밀고 나간다. 이런 과정 속에서 듣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이내 그의 팬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잭 화이트가 지난 3월 말에 발표한 솔로 신작 《Boarding House Reach》 역시 마찬가지다. 간단하게, 그의 사전에 ‘타협’이란 ‘1’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했으니, 넌 그냥 듣고 감탄해”라는 패기가 넘친다. 혹시라도 대중적인 트랙 하나 있지 않을까 찾아보려 한다면 헛수고일 게 분명하니 그만두길. 뭐랄까, 이건 자신이야말로 ‘진짜’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뮤지션만이 해낼 수 있는 종류의 결과물이다. 무려 2018년에 진짜와 가짜라니, 참 고리타분한 구분짓기라고 타박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렇듯 과하게 넘치는 자신감에 부합할 만한 음악을 그가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어떤가. 이런 뮤지션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겠는가.